뉴 1시리즈 시승은 작년 9월 독일 뮌헨에서 진행했다. 다양한 도로에서 주행 스타일을 바꿔가며 운전할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 유럽 특유의 좁은 도심 골목길부터 한적하지만 구불거리는 2차선 교외 도로, 아우토반(독일의 고속도로), 뻥 뚫린 레이싱 트랙까지 두루 경험했다. 시승한 차는 기본 모델인 BMW 뉴 120과 고성능 모델인 뉴 M135 xDrive다.
BMW 뉴 M135 xDrive. /권유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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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1시리즈는 2020년 3세대 모델 출시 이후 4년 만에 나온 완전변경 모델이다. 긴 보닛(엔진 덮개)과 짧은 오버행(앞범퍼와 앞바퀴 중심축 사이의 거리)이 조화를 이룬 역동적인 인상의 전면부 등 전반적인 외관은 기존과 유사하지만 차체는 살짝 커졌다. 전장은 42㎜ 늘어난 4361㎜, 전고는 25㎜ 높아진 1459㎜, 휠베이스(자동차의 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의 거리)는 2670㎜, 차폭은 1800㎜다.
뉴 1시리즈 전 모델에는 BMW의 신형 엔진을 탑재해 효율성과 동력 성능이 모두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고출력 170마력(hp)을 발휘하는 뉴 120은 시속 100㎞까지 7.8초 만에 가속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226㎞다. 뉴 M135 xDrive는 최고 300마력, 제로백(시속 0㎞에서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9초, 최고 속도는 시속 250㎞다.
BMW 뉴 M135 xDrive. /권유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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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고 액셀러레이터(가속페달)을 밟으니 차량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이자 금방 시속 100㎞를 넘어섰고, 경사가 있는 도로에서도 날렵하게 밀고 나갔다. 일정한 속도로 고속주행을 할 때는 차체가 노면을 단단히 쥐고 있는 것처럼 흔들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차선 변경과 방향 전환도 부드러운 편이었다.
BMW가 개발한 ‘M 믹스드 리얼리티’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트랙을 달리면서는 차량의 섬세한 조향 감각과 코너링 성능을 경험했다. M 믹스드 리얼리티는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 기기를 쓰고 실제 트랙을 달리는 것이다. 체험 과정에는 인스트럭터(강사)가 동승석에 앉아 안전 운전을 돕는다. 차량은 실제 트랙을 달리지만 기기를 착용한 운전자 입장에선 마치 게임 속에서 경주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고속으로 달리다가 급선회하는 ‘드리프트’에도 차량이 바깥으로 과하게 밀려나가지 않고 중심을 잡았다.
주행하는 동안 외부에서 유입되는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차와 바람이 부딪쳐 나는 소리)은 가끔 귀에 거슬렸다. 고성능 모델인 뉴 M135 xDrive의 경우 그르렁대는 엔진음까지 곁들여져 소음이 더욱 신경 쓰였다. 차체 크기가 가진 한계 때문에 포트홀(도로 파임), 요철이 있는 구간을 지날 때 충격과 진동은 덜컹대는 승차감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BMW 뉴 1시리즈 차량이 운전자 없이 자율주차하는 모습. /권유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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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1시리즈는 편안한 주행과 주차를 돕는 여러 가지 첨단 및 안전 사양을 장착했다. 옵션이긴 하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차 및 차량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는 파킹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대표적이다. 차 밖에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차’ 버튼을 눌렀더니 차량이 자동으로 정해진 공간을 찾아 스스로 후진해 정차했고, 주차 과정에서 보행자를 인식하고는 급제동했다.
차체가 소폭 커지고 중앙의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커진 덕분에 실내 공간도 기존 모델보다 여유롭게 느껴진다. 물리 버튼을 줄이고 공조 장치도 디지털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게 해 운전석과 조수석의 개방감이 두드러진다. 트렁크 적재 공간은 기본 380리터(L)로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뉴120은 최대 1135L, M135 xDrive는 1200L까지 늘어난다.
BMW 뉴 M135 xDrive. /권유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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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으로 탑재된 실내 시트나 내장재는 천연 가죽 대신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다소 투박한 느낌이 든다. 겉으로 보기에는 패브릭(fabric·섬유) 조직과 유사한데 시트는 앉았다가 일어나면 눌린 자국이 남아 지저분해 보였다. 손상이나 오염을 방지하는 효과나 관리, 청소가 얼마나 수월할지도 의문이 들었다. 천연 가죽 수준의 비건 가죽인 베간자 시트는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BMW 1시리즈는 해치백 수요가 높은 유럽에서 특히 인기를 끈 모델이다. 1시리즈의 글로벌 판매량 가운데 유럽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로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주요 판매 국가다. 차량은 작년 7월부터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에서 전량 생산되고 작년 10월 유럽, 미국에서 먼저 출시됐다. 국내에는 올해 상반기 중 출시 예정으로,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권유정 기자(y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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