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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밖에서 가족만 기다려"…'9명 참변' 홀로 남은 푸딩이, 동물단체서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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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사진=케어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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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일가족 9명이 세상을 떠나면서 홀로 남았던 반려견 '푸딩이'가 구조됐다.

동물권 단체 '케어'는 지난 1일 전남 영광군 군남면 용암마을에서 참사로 갑작스럽게 가족을 잃은 강아지 푸딩이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푸딩이는 이번 참사의 최고령 희생자 A씨(80)의 6살 손녀가 키우던 반려견이다. A씨 내외와 두 딸, 손자·손녀, 친인척 등 9명은 팔순을 앞둔 A씨를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났다가 변을 당했다.

사고 이후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집에 홀로 남은 푸딩이는 마을을 배회하며 주민들이 챙겨주는 음식을 받아먹으며 지냈다.

소식을 접한 케어는 푸딩이 구조에 나섰다. 케어는 "마을회관 밖에 조용히 앉아 가족들을 기다리는 듯한 모습의 푸딩이를 만났다"며 "반갑게 달려오는 모습이 영락없이 가족을 기다렸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푸딩이가 보호자 없이 마을을 배회하는 상태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구조했다"며 "장례식장에 계신 유가족분들과 통화했고, 우선 케어가 보호하기로 했다. 적절한 보호자가 나타날 때까지 푸딩이를 보호하겠다.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케어는 푸딩이가 서울로 오는 길에 닭 뼈와 양파, 김치 등 강아지가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을 토해냈다며 건강 상태를 우려하기도 했다.

머니투데이

전남 영광 군남면 용암마을 경로당에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로 가족을 잃은 반려견 '푸딩'이의 지난달 31일 모습./사진=뉴스1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는 지난달 29일 오전 9시3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했다. 탑승객 181명(한국인 173명·태국인 2명·승무원 6명)을 태운 제주항공 7C 2216편 여객기가 동체 착륙하다 활주로 외벽에 충돌한 뒤 폭발해 179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유전자 판독기를 통해 지난 1일 희생자 179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됐다. 시신 조각에 대한 DNA(유전자) 감식 결과가 나와야 시신 인도가 가능하다.

정부는 오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사고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분향소는 시민 누구나 찾아 조문할 수 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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