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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상장 미뤘더니 탄핵정국 한파…공모주 될 곳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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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IPO, 2025년도 혹한기]①

2024년 31개사 상장·심사 철회 선언

공모주 펀드서 한달새 2800억 ‘썰물’

대어급 이탈에 옥석가리기 심화될 듯

이 기사는 2025년01월01일 21시14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2025년 기업공개(IPO) 시장 분위기는 2024년만큼이나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공모주 흥행 부진과 철회, 계엄 사태로 인한 시장 불안 등의 여파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모주 시장의 고질병으로 지목되던 ‘거품’이 빠져 현실적인 기업가치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특히 상장 시기를 옮긴 대어급 기업들의 가격 현실화가 공모주 투자심리 회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데일리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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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LS이링크도 상장 ‘백기’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코스닥 상장을 철회한 기업(스팩 제외)은 총 31개다. 케이뱅크, 씨케이솔루션, 오름테라퓨틱 등 3개사는 공모 단계에서 상장을 포기했고, LS이링크, 에이스엔지니어링, 이피캠텍 등 28개사는 상장 예비심사 과정에서 심사 철회를 결정했다. 2023년 대비 연간 철회 기업 수는 비슷하지만, 대다수가 대내외 악재가 겹친 지난해 하반기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 상장사들의 상장 포기는 공모주 주가 부진과 무관하지 않다. 작년 하반기(2024년 7월 1일~12월 31일) 이후 상장한 코스피·코스닥 기업 48개 중 상장 당일 종가가 공모가를 밑돈 기업은 24개에 달한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HD현대마린솔루션, 에이피알 등 대어급 기업들이 연달아 증시에 입성하며 공모주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는 듯했지만 하반기 들어 상황이 역전됐다.

상장 첫날부터 주가 부진에 빠진 24개 기업 중 △에이럭스(-38.3%) △토모큐브(-37.1%) △노머스(-35.8%) △닷밀(-33.8%) △케이쓰리아이(-31.9%) 등 18개 기업은 상장일 공모가 대비 20% 낮은 가격에 장을 마감했다. 공모가 대비 첫날 100%가 넘는 종가 수익률을 낸 기업 12개 중 하반기에 상장한 기업은 티디에스팜(300%), 위츠(129.5%) 등 2개에 그친다.

공모주 펀드 자금 이탈 가속화

증권가에선 공모주 투자 심리 회복이 더디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으로 흔들리기 시작했고,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대장주 삼성전자의 위기가 증시 전반으로 번졌다. 여기에 연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이후 탄핵 정국의 장기화로 재차 위기에 직면했다. 원·달러 환율은 1500원 시대를 목전에 뒀고, 경기 침체 우려마저 다시 번지면서 작년 증시 성적표는 글로벌 증시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실제 IPO 한파에 공모주 펀드에서도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국내 공모주 펀드 156종에서 최근 3개월 새 3959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중 절반이 넘는 2875억원이 최근 1개월 새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공모주 펀드엔 1조2665억원이 유입됐으나 하반기 들어 투자심리 악화에 펀드 자금도 감소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모주 펀드는 직접 공모 대신 공모주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어 공모주 시장 활황기엔 일반 투자자들로부터도 수요가 있는 상품”이라며 “최근 1개월 새 공모주 펀드 자금 유출 속도가 빨라졌다는 건 향후 투자심리 회복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거품 걷힌 공모주…옥석 가리기 본격화

올해 공모주 시장에선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조(兆) 단위 몸값을 노리는 LG CNS가 공모 과정에 돌입하는 가운데 지난해 상장을 연기한 케이뱅크, LS이링크 등도 연내 증시 입성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트박스글로벌, 동방메디컬, 오름테라퓨틱 등 코스닥 상장 재도전을 노리는 기업들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업종별 선호 심리가 나뉘며 흥행 결과도 양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첫 대어급 타자로 나서는 LG CNS의 공모 결과가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 CNS의 희망 공모가는 5만3700~6만1900원으로 5조원대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한다면 중소형 IPO에도 온기가 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월부터 초대형 빅딜이 등판하고 중소형 기업들도 공모에 나선다”며 “지난해 12월 상장을 연기한 기업들과 신규 추진 기업들이 몰리며 1월에만 7~8개 기업이 일반공모를 실시하는 만큼 우량 IPO가 집중되며 어느정도 흥행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LG CNS는 구주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이 걸림돌로 꼽힌다. 이로 인해 LG CNS 공모청약 결과가 시원치않을 경우 IPO 시장 심리는 더 얼어붙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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