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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일본제철의 마지막 카드, “US스틸 미국 내 철강 생산능력 10년간 유지”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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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12월 18일(현지 시각) US스틸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브래독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장의 모습. 일본제철이 미국의 3대 철강사인 US스틸을 인수키로 하면서, 일본제철은 미국의 관세 장벽을 넘어 현지에 직접 진출하게 됐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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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스틸 인수를 추진 중인 일본제철이 미국 정부에 “향후 10년간 US스틸의 철강 생산능력을 축소하지 않겠다”고 제안했다. US스틸 인수가 미국 내 반대 여론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마지막 카드를 내놓은 것이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지난 30일 미국 정부에 “US스틸 인수 후에도 펜실베이니아, 인디애나, 앨라배마, 텍사스, 캘리포니아, 아칸소주에 위치한 US스틸 제철소의 철강 생산능력을 10년간 유지할 것”이며 “만약 축소할 가능성이 있을 때엔 미국 정부 승인을 얻겠다”는 내용을 제안했다. 한마디로 미국 정부에 ‘US스틸의 철강 생산 축소 거부권’을 주겠다는 것이다. 일본제철은 또 사실상 가동이 중단된 일리노이주의 제철소도 앞으로 2년간 생산능력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일본제철로선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내놓은 셈이다. 앞서 일본제철은 US스틸을 인수한 이후 미국에 27억달러(약 4조원)을 투자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일본제철의 제안이 알려진 뒤, 31일(현지 시각) 미국 증권거래소에선 US스틸의 주가가 한때 14%나 급등하기도 했다.

일본제철의 제안은 미국 정부의 불허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나왔다. 미국 내에선 인수가 성사되면 철강 생산능력이 감소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미국 산업화의 상징인 US스틸이 해외 기업에 팔려가는데 대한 반감도 적지 않다. 일본제철은 US스틸과 149억달러(약 22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상황이다.

승인 권한을 쥔 미 재무부 산하 외국인 투자 심의 위원회(CFUS)는 결정 기한인 23일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최종 결정권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넘어간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이 최종 판단을 내리지 않고, 차기 정권으로 넘길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반드시 인수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도쿄=성호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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