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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크립토 연간 브리핑] 트럼프 당선이 연말 랠리 주도...몸집 키운 국내 거래소, 제도 변화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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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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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사진=디다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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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의 영향으로 가상시장 전반이 연말을 앞두고 요동쳤다. 비트코인은 사상 최초로 1억6000만원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리플은 2배 이상 급등했고, 이더리움도 '트럼프 효과'의 수혜를 입었다. 미 연준의 금리 조정 신중론에 상승세는 주춤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구성에 따른 기대감은 여전한 모습이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선 카이아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클레이튼과 핀시아를 통합해 지난해 8월 출범한 카이아는 라인 넥스트와 함께 2025년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확장 계획을 공개해 지난해 12월 500원대를 터치했다. '가상자산 이용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과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 국회 통과 등 제도권 변화도 주목된다.

비트코인, 1억6000만원 근접...美 대선이 만든 상승과 조정 흐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년 동시간 대비 143.93% 상승한 개당 1억3928만900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월 5700만원대에 거래됐던 비트코인 그래프에선 같은 해 두 차례의 상징적인 가격 변화가 관측됐다.

우선 비트코인은 3월 11일 사상 최초로 1억원을 돌파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기관 투자금이 몰리면서 상승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 전망과 이스라엘-이란의 전쟁위기 고조 등으로 가격선 방어엔 실패했다.

잇따른 악재도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약 85만개의 비트코인을 탈취당한 마운트곡스의 채권 상환과 5만개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보유했던 독일 정부의 비트코인 매도 등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이 대량으로 시장에 풀릴 것이 예상되며 7월 한때 가격은 77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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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2024년 차트 /사진=업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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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극적으로 상승한 시기는 지난해 11월이다. 이달 5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 투표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후보에게 승리하며 비트코인 가격은 한 달 사이 40% 이상 상승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미국을 가상자산 수도로 만들겠다며 산업 육성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트럼프 효과'에 비트코인은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다. 12월 중순 가격은 1억6000만원에 근접했다. 업계에선 추가 상승 전망이 뒤따랐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이 기대감을 키웠다. 시장 규제에 앞장섰던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사임 의사를 밝혔고, 친 가상자산 성향 인사로 꼽히는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은 차기 위원장으로 지명됐다.

하지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추가적인 금리 조정에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며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파월 의장은 비트코인 전략 준비금 도입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자세를 취했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하며 지난해 말 1억3000만원대까지 후퇴했다.

업계에선 시장 분위기 전환에 따른 매도세 가능성이 나왔다.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가상자산 기술분석 업체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스 설립자 케이티 스톡튼은 "비트코인은 미국 대선으로 인한 모멘텀을 잃고 있으며 향후 몇 주 동안 매도세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동시에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한 것으로 확인된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트겟 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 라이언 리는 트럼프의 취임식에 힘입어 비트코인 가격이 1월 내 12만달러(약 1억7660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는 20일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규제 완화 기대감에 이더리움·리플도 상승세...'트럼프 효과' 온기

이더리움과 리플은 대장주 비트코인의 상승세와 발을 맞춰 고공행진했다. 그중 이더리움은 전년 동시간 대비 61.68% 상승한 개당 497만8000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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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2024년 차트 /사진=업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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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SEC는 기관들이 이더리움 현물 ETF를 상장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변경을 승인했다. 이는 알트코인 중 현물 ETF가 승인된 최초의 사례다. 당시 이더리움 가격은 승인의 여파로 하루 사이 20%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해 7월 이더리움 현물 ETF도 출시됐다.

이더리움 가격은 11월 미 대선 이후 다시 급등하며 500만원대로 올라섰다. 가상자산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블록스콜스와 바이비트애널리틱스는 지난해 11월 보고서를 통해 "최근 가상자산 선물 시장에서 이더리움 선물 미결제 약정 규모가 비트코인을 추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 미국 내 가상자산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투자자들의 관심도 증가에 힘입어 이더리움 시장에는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축적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은 이더리움을 넘어 알트코인 전반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리플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년 동시간 대비 273.29% 상승한 개당 3102원에 거래됐다. 리플은 미 대통령 선거 이후 가장 극적으로 가격이 상승한 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구성에 따라 리플의 불안요소로 꼽히던 리플랩스와 SEC 간 소송이 조기에 종식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

SEC는 리플을 미등록 증권 공모로 보고 2020년 리플 발행사 리플랩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리플랩스는 리플에 증권성이 없다는 취지로 항소해 법원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얻어낸 바 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사임 의사를 밝힌 이후 리플 가격은 2000원대에 진입하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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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 2024년 차트 /사진=업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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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은 지난해 12월 스테이블코인(RLUSD)을 출시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가치를 연동해 가격 안정성을 높인 가상자산이다. 향후 가상자산의 상용화와 제도화에 주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 템플턴은 보고서를 통해 "2025년 가상자산 환경은 규제 명확성 등을 중심으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프레임워크가 마련되면서 주요 금융기관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솔라나는 시장 전반의 상승세 속에 지난해 11월 35만원까지 가격대를 끌어올렸으나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며 29만원대로 연말을 맞이했다.

시장 확장 계획에 카이아 '두각'...거래소 수혜에 제도 변화도 '눈길'

토종코인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대폭 하락했다. '트럼프 효과'의 온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가진 못했다. 위메이드의 위믹스는 전년 동시간 대비 66.49% 하락한 개당 1146원에 거래됐다. 위믹스는 지난해 3월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출시 효과로 가격대를 4900원까지 끌어올렸다가 같은 달 장현국 당시 위메이드 대표의 사임 소식이 알려지며 가격이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7월 장현국 위메이드 전 대표가 위메이드 주식을 전량 매도한 데 이어 위믹스 유통량 조작 혐의로 불거진 장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위믹스에 악재로 작용했다. 장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다. 위믹스 가격은 11월 미 대선 이후 1900원대까지 뛰어올랐다가 1100원대로 새해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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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아 2024년 차트 /사진=빗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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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과 핀시아를 통합해 지난해 8월 출범한 카이아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299원에 거래됐다. 출범 이후 100원대에 머물던 카이아는 트럼프의 당선 이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며 12월 500원대에 진입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중순 공개한 글로벌 시장 확장 계획이 시장 전반의 온기와 시너지를 일으키며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카이아 재단과 손잡은 라인 넥스트는 올해 1월 미니 디앱들을 선보인다. 라인 메신저에 웹 3 기술을 접목해 접근성을 대폭 높인다는 방침이다. 카이아의 생태계 확장 전략도 힘을 받을 전망이다. 라인 메신저는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월간 활성 사용자 1억9600만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메신저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인 기술 접목으로 생태계의 빠른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전반의 거래량이 증가하며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등 국내 가상자산거래소도 수혜를 입었다. 이들 3곳의 일 평균 거래량 총합은 지난해 12월 한때 약 47조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는 미 대선 이전 대비 약 10배에 달하는 규모다. 4분기 들어 거래소별 공격적인 신규 상장 러시도 뒤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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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상자산 제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지난해 7월 이용자 자산의 보호 불공정거래의 규제 감독 및 처분 벌칙을 골자로 하는 '가상자산 이용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이는 가상자산에 관한 시세조종이나 부정거래,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법 제5조에 따른 가상자산위원회 회의도 11월 처음 열렸다. 또한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를 2년 동안 유예하는 내용이 포함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같은 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임경호 기자 lim@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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