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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횡령, 대출비리 사라질까” 각성한 은행들 새해 경영 키워드는 ‘내부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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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부터 책무구조도 본격 시행

5대 은행, 세부 조정·서류 작업 마무리

KB국민 내부통제위 구성 근거 마련 등

내부통제 강화, 조직문화 확산 잰걸음

헤럴드경제

내년 금융지주·은행의 책무구조도 본격 시행을 앞두고 시중은행이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내부통제 역량 강화에 적극 임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현금자동인출기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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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시중은행이 ‘내부통제’를 새해 핵심 경영 키워드로 잡고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내부통제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낸다. 오는 2일부터 금융지주·은행의 임원별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책무구조도가 본격 운영되는 가운데 책무구조도 시행이 은행의 강력한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연말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 따른 책무구조도 세부 조정을 마치고 관련 당국 제출 서류 작업을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책무구조도를 마련해 조기 제출하고 시범운영해 왔으나 정식 시행을 앞두고 막바지 점검을 한 것이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주요 업무의 최종 책임자를 사전 특정해 두는 제도로 2023년 12월 지배구조법 개정에 따라 작년 7월 시행됐으며 6개월 유예를 거쳐 올해부터 본격 운영된다. 내부통제 책임을 하부에 위임할 수 없도록 하는 원칙을 세워 횡령 등 금융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게 했다.

각 은행은 책무구조도 운영을 바탕으로 내부통제 체계를 단단히 다지고 조직 문화로 스며들게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내부통제 조직을 새롭게 구성하거나 강화했고 임직원 윤리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 등의 활동도 늘려가고 있다.

일단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6일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하고 이사회 내 내부통제위원회를 구성하는 근거를 만들었다. 앞서 책무관리 업무를 전담하는 KB책무관리실을 신설한 데 이어 내부통제를 위한 기구를 따로 세우는 것이다. 개정 규범에 따르면 내부통제위원회는 임원과 은행장이 내부통제 관리 및 총괄 관리 의무에 따른 조치를 적절하게 수행하는지를 점검·평가하게 된다.

올해부터 KB국민은행을 이끄는 이환주 은행장 후보가 최종후보 추천 직후 내부통제를 강조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 후보는 당시 기자들과 만나 “신뢰는 금융인에게 요구되는 최고의 가치”라며 “끊임없는 내부통제 강화와 고도화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5대 은행으로는 가장 먼저 내부통제위원회를 세운 NH농협은행도 올 상반기 ‘NH금융윤리자격증’을 도입하는 등 내부통제 체계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기존 감사위원회, 위험관리위원회 등과 별도로 내부통제만을 위한 기구를 통해 책무구조도 수행을 꼼꼼하게 살필 계획이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 후보 역시 올해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내부통제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내부통제 쇄신 방안을 강구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취임 후 구체적인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우리은행은 이번에 우리금융지주 내 신설된 윤리경영실의 진두지휘 하에 내부통제를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경영진 감찰을 전담하는 윤리경영실을 만들고 검찰 출신 실장을 영입했다.

우리은행은 연말 조직 개편에서 자금세탁방지센터와 여신감리부를 본부급으로 격상했고 준법감시실에 책무지원팀을 신설했다. 전날 취임한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가장 먼저 ‘신뢰 회복’을 강조하고는 “(형식적이 아닌) ‘진짜 내부통제’가 돼야만 신뢰가 두터워질 수 있다”며 조직 체질 개선을 약속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기존 준법경영 및 준법감시 조직을 중심으로 내부통제 강화 이슈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최근 금융감독원 출신을 상임감사로 영입했으며 하나은행은 내부고발 제도, 윤리강령 및 내부통제 교육 등 부패방지 조직문화 확산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올해는 영업보다도 내부통제가 모든 은행의 가장 중요한 이슈일 것”이라며 “당국의 압박도 거세지만 은행 내부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크다.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는 게 결국은 수익성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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