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그룹차원서 사고 수습 총력"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확산되고 있다. 명확한 사고 원인이 규명되기 전이지만 애경그룹의 향후 대응 방식에 따라 소비자들의 여론이 좌우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2월 31일 SNS에는 '애경그룹 브랜드 정리', '애경그룹 브랜드 불매해요' 등 글과 함께 계열사 브랜드를 정리한 목록이 확산되고 있다. X(옛 트위터)상에서 전날 작성된 '애경 화장품 & 생활용품 브랜드들 정리'라는 게시글은 하루 사이 1만회 넘게 공유됐다. SNS상에서 이런 분위기는 제주항공이 고객 안전보다 수익에 몰두해 사고를 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 깔려있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월 평균 여객기 가동 시간(총 유상 비행시간÷항공기 운용대수)은 418시간으로 대한항공(355시간), 아시아나항공(335시간)을 크게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불매 리스트' 중에는 애경이 아닌 기업 제품도 포함돼 혼동도 있었다. 애경의 '바세린'이 아닌 글로벌 생활용품 회사 유니레버의 유명한 보습제품 브랜드 '바세린'이 불매리스트에 포함됐다가 누리꾼들에 의해 정정됐다. 애경은 과거 유니레버와 합작해 유니레버의 계열사 '바세린' 제품을 판매하다가 1992년 분리됐다. 당시 법정분쟁을 통해 바세린이 보통명사라는 법원의 판단을 받고, 애경도 유니레버와의 협업 없이 바세린 상표를 사용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고 원인을 두고 조류 충돌, 기체 결함, 공항 안전 시스템 미비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제기되는 가운데 애경그룹의 향후 대처가 기업이미지와 사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서,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은 참사와 관련해 공개 사과문을 내고 "이번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께 비통한 심정으로 애도와 조의의 말씀을 드리며,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소중한 생명을 잃게 한 이번 사고로 많은 분이 겪고 계신 슬픔과 고통에 깊이 통감하고 있으며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신속하게 사고를 수습하고 필요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주항공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은 참사 이후 무안공항 현장을 방문해 유족에게 사죄하기도 했다. 애경그룹 사내에는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분향소가 설치됐다. 유족들이 제주항공은 물론 애경그룹 차원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어 애경이 그룹 차원의 대책을 마련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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