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2세로 전직 프로야구 선수인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 /마이니치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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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프로야구의 전설로 불리는 재일교포 2세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84)이 몇 년 전 일본으로 귀화했다고 밝혔다.
장훈은 29일 일본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이야기한다”며 “몇 년 전에 국적을 바꿨다. 지금은 일본 국적”이라고 말했다.
장훈은 “한때 (한국의) 어떤 정권이 재일교포를 무시하는 태도를 취한 적이 있었다. 멋대로 일본에 갔다든지, 다른 나라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식이었다”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이어 “재일교포는 (일본에)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다. 징병으로 끌려오거나 먹고살기 힘들어서 온 것”이라며 “일본에서 필사적으로 일하고 열심히 노력했다”고 했다.
다만 장훈은 “국적은 한 번은 되돌릴 수 있다”며 “당연히 부모님의 피를 이어받은 재일교포로서의 긍지를 갖고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지난 1977년 1월 한국을 일시적으로 방문한 장훈(오른쪽)이 어머니 박순분 여사와 함께 본지와 인터뷰를 하면서 찍은 사진. /조선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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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은 한국 야구계에도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는 1981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특별보좌역을 맡아 한국 프로야구를 위해 힘썼다. 한국 국적이었던 그는 1980년 대한민국 체육훈장 맹호장을 받았고 2007년에는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장훈은 “현역 은퇴 직후 특별보좌역을 요청받고 한국 프로야구 창설에 힘썼다”며 “일본 야구계에 있는 재일교포 선수들을 전국에서 찾아내 한국에 가도록 했다. 그 덕분에 초기 한국 프로야구가 흥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오랜 세월 한일 가교 역할을 하고, 재일 한국인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야구한 덕분이었다”고 했다.
그는 “하지만 몇 년 전 한국 야구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표창한다고 관계자가 찾아왔지만 거절했다”며 “20년 넘게 특보로 일했는데 한국시리즈, 올스타전 초대는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나쁜 점이다. 은혜도 의리도 잊어버렸다”고 했다.
1940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난 장훈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통산 3000안타를 기록한 선수로, 일본 프로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정된 인물이다. 여러 차례 귀화 제의를 받았지만 조국을 소중히 여겼던 어머니를 기려 한국 국적을 고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훈이 18살 때 국적 변경을 조건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자 어머니가 “조국을 팔면서까지 야구 선수가 될 필요는 없다”고 거절한 일화는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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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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