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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여객기 참사에 숨진 의사 애도물결…동료들 "진료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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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부고에 치과 진료 중단

"과잉진료 없이 친절…좋은 곳 가시길"

"주저 말고 내원해달라" 발벗고 나선 동료들

아시아경제

광주의 한 치과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던 원장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사망한 사실이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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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탑승객 179명이 사망한 가운데 광주광역시에서 치과를 운영했던 의사 A씨의 부고가 전해졌다. 소식을 접한 환자와 보호자들은 애도의 마음을 표했으며, 동료 치과의사들은 환자들의 진료를 돕기 위해 마음을 모았다.

3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돌아가신 치과 선생님 대신해 치료 끝까지 해주시겠다는 분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내용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 A씨는 "저에게도 듣고 싶지 않던 소식이 왔다"며 진료차 방문했던 치과 원장의 부고와 병원 진료 중단 소식을 전했다. A씨는 "저희 첫째, 둘째 그동안 친절하게 진료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23일에 진료받을 때 첫째 앞니가 살짝 색이 달라 걱정했는데, '커서 여자친구 만날 때 예쁘게 해주면 돼요'라면서 3개월 뒤에 보자고 웃으셨지 않느냐"고 떠올렸다. 이어 "과잉진료 안 하시고 애들 예뻐해 주셔서 환자가 붐비던 곳이었다. 그동안 감사했다"며 "저희 아이들도 소식 듣고 너무 슬퍼하고 있다. 그곳에서는 편하게 쉬셨으면 좋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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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한 치과에서 환자들을 진료하던 원장이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자, 동료 치과의사들이 환자들의 진료를 돕겠다며 나섰다.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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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소식을 접한 치과의사들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자신을 타 치과 원장이라고 소개한 B씨는 "C원장과 함께 해당 치과에서 진료받으시던 분들을 성심껏 진료해드리겠다. 비보를 전해 듣고 일천한 실력이지만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돕겠다"며 "주저하지 마시고 내원해 달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 D씨는 해당 치과에서 사용하던 프로그램을 담당하던 인물이라 밝히며 "지금도 실시간 원격제어를 통해 도움 주시겠다고 한 치과 쪽으로 데이터 백업 및 이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오전 치과로부터 연락받아 마음이 무겁다. 최선을 다해 끝까지 돕겠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더불어 기존 환자들을 이어받아 진료해주신다는 치과 원장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또 다른 치과를 운영하는 대표원장 E씨 역시 선의에 동참했다. E씨는 "먼저 원장님이 지금보다 더 좋은 곳으로 가시길 진심으로 기도한다"며 "저는 원장님을 한 번도 뵌 적이 없고 개인적인 친분도 없다. 하지만 원장님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환자들과 아이들을 위해 사셨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기존에 다니시던 교정 환자분들과 임플란트를 진행 중이시던 분들을 최대한 우리 치과에서 마무리해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장님에 비하면 부족하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라 생각해 먼저 연락드려 나서게 됐다"며 "치과 측에서 안내해주시겠지만, 혹시 연락을 못 받으신 분이 있다면 예약 전화 후 내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알렸다.

치과신문은 "치과의사회 광주지부에서 A원장을 포함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대형 현수막을 지부회관에 설치한다"면서 "대한치과의사협회와 서울시치과의사회도 치과의사회관에 조기를 게양했으며, 홈페이지 등에 공지를 통해 이번 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고 보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이런 사람들이 있어 사회가 따뜻하다" "너무 마음이 아프다" "원장님이 꼭 좋은 곳으로 가시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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