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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이슈 미술의 세계

겸재, 조선민화, 루이스 부르주아...내년 큰 전시 몰려온다 [2025문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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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기도 용인에 자리한 호암미술관에서 진경산수화 대가 겸재 정선(1676~1759)과 대형 거미 조각 ‘마망(maman)’으로 유명한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의 전시가 열린다. 한편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선 '조선민화대전'(가칭)이 열리고, 미국의 추상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63)의 국내 첫 개인전이 열린다. 삼성문화재단이 이끄는 호암미술관과 아모레퍼시픽재단이 이끄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내년 국내 고미술과 현대미술 분야에서 가장 굵직한 전시를 이끈다.



호암미술관 '겸재 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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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금강전도,1734. 종이에 수묵담채.130x94.1cm 국보 217호. 사진 삼성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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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가장 기대를 모으는 전시는 호암미술관이 오는 4월 2일 개막하는 화가 '겸재 정선' 전이다. 삼성문화재단이 간송미술문화재단과 함께 여는 전시에는 진경산수화를 비롯해 산수화, 인물화, 화조영모화(꽃과 새, 동물을 그린 그림) 등 '겸재 정선'의 대표작 120여 점이 나온다. 특히 국보 '금강전도'(1734)는 2015년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세밀가귀'전 이후 10년 만에 공개된다.

앞서 겸재 전시는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2004년 '대겸재전(大謙齊展)'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적 있다. 당시 전시는 1971년 간송미술관 개관전 '겸재 정선전' 이후 30여 년만에 개최돼 주목받았으나, 전시 기간은 2주에 불과했다. 이번 전시는 6월 29일까지 이어지며, 2026년 하반기에는 대구 간송미술관에서도 순회전을 연다.

이어 호암미술관은 8월 프랑스계 미국 조각가 부르주아의 대규모 회고전을 연다. 서울 리움미술관 야외에 설치돼 있다가 2021년 호암미술관 수변 공간으로 자리를 옮긴 거대한 거미 조각 '마망(엄마)'을 제작한 작가가 바로 부르주아다. '마망'은 '현대예술의 대모'로 불리는 이 작가의 대표작으로 어머니에 대한 헌사이자 모성을 상징한다. 부르주아는 세상을 떠났지만 미술 시장에서 그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는 추세로, 2022년 6월 스위스 아트바젤에선 그의 '마망'이 4000만 달러(당시 한화 518억원)에 판매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선 '마망'을 포함해 '밀실XI(초상)' 등 리움미술관 소장품과 한국에 처음 공개되는 1940년대 초기 회화 등을 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 '조선민화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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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도 8폭 병풍, 19세기 말~ 20세기 초, [사진 아모레퍼시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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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거리 8폭 병풍, 종이에 채색, 사진 아모레퍼시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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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3월에 여는 '조선민화대전'(가칭)은 조선시대 민화를 현대적 관점에서 조명하는 전시로, 16개 기관이 소장한 120여점을 한자리에서 소개한다. 8월 열리는 미국의 추상 작가 마크 브래드포드(63)의 전시도 주목할 만하다.

브래드포드는 196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태생으로 요즘 현대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캔버스 위에 여러 층을 쌓고 긁어내 완성하는 독특한 표면의 작업으로 유명하며, 특히 벽 전체를 뒤덮을 정도의 초대형 작품을 주로 제작해왔다. 지난해 아트바젤 홍콩에선 그의 대형 추상화( ‘A Straight Line’)가 350만 달러(당시 한화 46억원)에 판매되며 미술 시장에서 그의 치솟는 인기를 입증한 바 있다.



국내외 유명 작가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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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 뮤익, 치킨맨, 혼합재료, 2019.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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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복숭아밭, 1964, 캔버스에 유채. 129x80cm.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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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 그 밖의 주요 미술관은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개인전을 준비했다. 리움미술관은 내년 2월 27일부터 프랑스 작가 피에르 위그(62) 개인전을 연다. 위그는 올해 베네치아비엔날레 기간 베네치아 푼타 델라 도가나 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 작가다. 이번 서울 전시에서 영상·사운드·조각·설치 등 주요 작품 14점을 선보인다.

이어 9월 개막하는 이불(60) 작가의 전시도 주목된다. 2021년 서울시립미술관 전시에 이은 대규모 전시로 그의 40년 작품 세계를 체계적으로 조망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내년 4월 서울관에서 호주 출신의 극사실주의 조각가 론 뮤익(66)의 개인전을 연다. 뮤익은 본래 어린이 TV 프로그램의 인형 제작자로 일을 시작했으나, 이후 거대한 크기의 극사실 인물 조각으로 인간 존재의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 의미를 탐구해왔다.

이밖에 국립현대미술관은 8월 서울관에서 '물방울 화가' 김창열(1929∼2021)의 회고전을 열고, 12월 덕수궁관에선 '농원의 화가' 이대원(1921~2005)의 회고전을 연다.



소장품 전시에도 힘 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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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움미술관 소장품 전시에서 전시될 로댕의 '칼레의 시민'. 사진 삼성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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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내년 리움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소장품 전시에도 힘을 싣는다. 리움미술관은 3월부터 '현대미술 소장품'전을 통해 리움이 자랑하는 조각 대표작과 최근 수집한 작품 60여점을 선보인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김종영, 백남준, 김수자 등의 조각 작품과 신디 셔먼, 로버트 라우센버그 등의 평면 작품 등을 볼 수 있다. 또 2016년 플라토미술관(로댕갤러리)이 문을 닫은 뒤로 볼 수 없었던 오귀스트 로댕의 '칼레의 시민'이 9년 만에 공개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역시 소장품을 대거 수장고에서 꺼내 서울관과 과천관에서 상설 전시를 통해 소개한다. 서울관에선 소장품 중 1960~2000년대 대표작 70여 점을 선별해 보여주고, 과천관에선 1부(5월 개막)에서는 1900~1960년대까지, 2부(6월 개막)는 1960~1990년대까지의 작품을 중심으로 20세기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 220여 점을 소개한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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