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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국민 5명 중 1명 노인인데···65세 넘으면 뇌경색 위험 33배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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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보건의료빅데이터 활용

'심뇌혈관예방질환 팩트시트' 국내 최초 발간

건강행동·건강요소 반영 '심혈관건강점수'도 담겨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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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가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은 40세 미만의 젊은 성인보다 심근경색 위험이 12배, 허혈성 뇌졸중은 33배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제2형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으면 발병 위험이 1.5배 가량 더 증가한다는 분석이다.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는 30일 심뇌혈관질환 발생 현황을 담아 국내 최초로 발간한 '2024 심뇌혈관예방질환 팩트시트'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학회 학술이사인 고승현 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 교수와 특임이사인 한경도 숭실대 통계학과 교수의 주도 하에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청 연계자료 등 보건의료빅데이터에 기반해 2021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20세 이상 성인의 심뇌혈관질환 현황을 추적 조사한 결과다.

학회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성인은 연간 10만 명당 289명 꼴로 심뇌혈관질환을 겪었다. 그 중 심근경색이 154명,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이 134명에게서 발생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심근경색과 허혈성 뇌졸중 모두 여성보다 남성에서 1.4배 더 많이 발병했다. 또 40세 미만에 비해 65세 이상 노인에서 심근경색은 12.3배, 허혈성 뇌졸중은 33.2배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위험은 2형 당뇨병과 고혈압이 있을 경우 각각 1.6배와 1.5배 증가했다.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20세 이상 성인 기준으로 연간 10만 명당 9명이 심뇌혈관질환으로 사망했으며, 여성보다 남성에서 사망 위험이 1.8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심뇌혈관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은 20~30대에 비해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6.5배,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80배까지 뛰었다. 2형 당뇨병이 있다면 심뇌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1.7배, 고혈압이 있다면 1.8배, 만성 신질환이 있다면 2배 더 증가했다. 기본적으로 고령자일수록 심뇌혈관질환 발생과 그로 인한 합병증에 취약한데, 만성질환까지 앓고 있다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번 팩트시트에는 심뇌혈관질환 현황과 함께 질환 발생 및 사망에 영향을 주는 건강요인에 대한 분석 결과가 담겼다. 미국심장협회(AHA)에서 제시한 '심혈관건강점수'를 토대로 평가한 국내 성인의 관리 양상도 확인할 수 있다. 심혈관건강점수는 점수지표를 토대로 식사, 신체활동, 흡연, 수면시간으로 구성된 4개의 건강행동과 체질량지수(BMI), 혈중지질, 혈당, 혈압으로 구성된 4개의 건강요소를 점수화해 평균한 값이다. 이를 토대로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의 심혈관건강점수(중앙값)는 평균 62.5점으로 집계됐다. 심혈관건강점수가 80점 이상인 '상'에 해당하는 그룹은 전체 성인 10명 중 1명에 그쳤다. 10명 중 7명이 심혈관건강점수 50점 이상 80점 미만인 중간층에 속했고 나머지 2명은 50점 미만인 '하'에 해당했다. 심혈관건강점수가 높을수록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낮다는 의미다. 학회에 따르면 심혈관건강점수 기준 '상'인 경우 '하'에 비해 심근경색, 뇌경색 같은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0.27배까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식사, 신체활동, 흡연, 수면 등으로 구성된 건강행동 점수를 살펴보면 80점 이상인 '상'에 속하는 그룹은 50점 미만인 '하' 그룹에 비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0.44배, BMI와 혈중지질, 혈당, 혈압 등을 가리키는 건강요소 점수는 0.6배 낮았다. 또 건강행동 '상'인 그룹은 '하' 그룹에 비해 식사점수는 0.67배, 신체활동 점수는 0.68배, 흡연습관 점수는 0.5배, 수면건강 점수 0.73배 수준으로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요소의 경우 체질량지수 점수는 0.84배, 혈중지질 점수는 0.88배, 혈당 점수는 0.58배, 혈압 점수는 0.70배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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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영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장(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질혈증 같은 만성질환 관리를 통해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나타내는 조사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심뇌혈관질환은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며 "이번 팩트시트 발표를 통해 국민에게 심뇌혈관질환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심뇌혈관질환 예방 및 동반질환 관리 필요성을 강조함으로써 건강 증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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