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인근 철조망에 자필 편지, 형으로 표기
"외로이 사투 벌였을 것 생각하니 마음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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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무안 참사 현장에서 애절한 추모 편지가 잇따라 나오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사고 발생 사흘째인 지난달 31일, 활주로 인근 철조망에서 기장의 형으로 추정되는 자필 편지가 확인됐다.
편지에는 "외로이 사투를 벌였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너는 이미 너무나 훌륭했고, 충분히 잘했으니 이젠 따뜻한 곳에서 행복했음 좋겠다"는 애틋한 마음이 담겼다.
편지와 함께 김밥과 핫팩도 놓여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이번 참사의 기장 한모(45)씨는 6800시간이 넘는 비행 경력의 소유자다. 공군 학사장교 출신으로 2014년 제주항공에 입사해 2019년 기장으로 승급했다. 기장으로서의 비행시간만 2500시간에 달하는 베테랑 조종사였다. 업계에서는 그의 풍부한 비행 경험과 전문성을 높이 평가해왔다.
추모 행렬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통대학교 비행훈련원 정비팀은 "안타까운 죽음, 평생 기억하겠습니다. 좋은 곳에서 편안히 쉬길 기도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한 추모객은 "살리고자 최선을 다했을 기장님, 부기장님 그리고 승무원들,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모두 좋은 곳 가셔서 편하게 영면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현장을 찾은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이들은 "항공 안전을 위해 헌신한 동료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같은 항공사 소속 조종사들은 "우리 모두의 아픔"이라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번 사고로 제주항공 승무원 6명 중 4명이 목숨을 잃었다. 30대 남성과 20대 여성 승무원 2명은 극적으로 구조돼 목포 시내 병원 응급처치 후 서울 소재 병원으로 이송됐다. 생존 승무원들의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안국제공항 관계자는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 대한 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정명 기자 vicsj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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