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으로 끝난 일가족 여행...텅빈 집에 홀로남은 반려견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 A씨가 기르던 반려견이 도로를 바라보고 있다. /TV조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179명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가운데,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사고가 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는 광주광역시에 본사를 둔 중소 여행사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모객한 전세기였다. 3박5일 일정으로 태국 방콕에 다녀오는 패키지 상품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희생자 중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져 슬픔을 더하고 있다.

탑승객 중 최연장자인 A(80)씨는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갔다 오는 길에 참변을 당했다. A씨 팔순잔치를 축하하기 위함이었으나, 여행은 비극으로 끝났다. 일가족 9명 모두가 세상을 떠났다.

A씨가 살던 전남 영광의 한 시골마을 집에는 강아지 한 마리만 홀로 집을 지키고 있다. TV조선 보도영상에 따르면, 이 강아지는 애처롭게 도로만 바라보고 있다. 마치 가족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 마을주민은 “묶어놓지 않고 이렇게 (풀어) 놔두더라. 우리 집 가자고 그러면 자기 집까지 가다가 말아버린다”라고 말했다.

최연소 탑승객은 2021년생 3세 남아로 파악됐다. 이 아이는 기아타이거즈 소속 직원 B(43)씨 부부의 아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 가족은 아들과 함께 첫 해외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고인이 된 B씨는 여행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하루를 가득 채운 일정에 피곤했지만 재밌게 놀아준 아들 덕분에 행복하다”는 글을 남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상에서는 함께 일했던 업계 관계자들과 야구 팬들의 추모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승재현 인권국장을 본부장으로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했다. 법무부는 참사와 관련한 대다수 사망자가 가족 단위의 일반 국민인 만큼 사상자와 유가족의 피해 복구를 위해 대한법률구조공단, 법률홈닥터, 마을변호사로 ‘중대재해 피해 법률지원단’을 구성해 현장에서 법률지원을 하고 있다.

[김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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