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7월부터 대출한도 최대 '1억원' 뚝…은행권도 "미리 계획 세워야"

금융당국, 7월부터 '스트레스 DSR 3단계' 강화…대출 한도 크게 줄어

새해부터 '월별·분기별 한도 관리'…은행권 "대출 계획, 미리 세워야"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새해 7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2단계에서 3단계로 한층 강화된다.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적용되면 이전과 같은 소득이라도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고, 소득이 높을수록 대출 한도 감소 폭은 더 커진다.

금융권은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때와 마찬가지로 규제가 강화되기 전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이른바 '막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막차 수요가 급증하면 대출이 제한될 수 있다"며 "대출을 고려 중인 소비자들은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새해 7월부터 '스트레스 DSR 3단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스트레스 DSR은 소비자의 대출 상환 능력(DSR)을 심사할 때, 가산 금리인 '스트레스 금리'를 더해 대출 한도를 줄이는 제도다. 위험 수준에 도달한 국내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정부가 올해 초부터 도입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규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엔 스트레스 금리를 25%(1단계)만 적용했고, 9월부터는 50%(2단계)를 적용하고 있다. 이어 새해 7월부터는 스트레스 금리를 100%(3단계) 매겨 대출 규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연봉 1억원 차주, 한도 최대 '1억원' 뚝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행되면 소비자 입장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금은 지금보다 더 줄어들게 된다. 물론 개인별 소득 수준 등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1억원까지도 대출 한도가 줄어들 수 있다.

연봉 5000만 원인 A 씨가 변동형 주택담보대출(30년 만기·분할상환 조건)을 신청하면,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3억 2900만 원의 돈을 빌릴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시행 중인 스트레스 DSR 2단계에서는 3억 200만 원까지, 새해 7월부터는 2억 7800만 원으로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규제 시행 전에 비해 대출 한도가 5100만 원 줄게 된 것이다.

연봉 1억 원인 B 씨가 변동형 주담대(30년 만기·분할상환 조건)을 신청하면,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6억 5800만 원의 돈을 빌릴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시행 중인 스트레스 DSR 2단계에서는 6억 400만 원까지, 새해 7월부터는 5억 5600만 원까지 줄어들 게 된다. 규제 시행 전에 비해 대출 한도가 1억원 넘게 줄게 된 것이다.

물론 금리가 6개월마다 바뀌는 '변동형' 대신 5년간 유지되는 '고정형' 상품을 선택할 경우 한도 감소 폭을 줄일 수 있다. 연봉 5000만 원의 차주의 경우 규제 시행 전에 비해 약 1700만원, 연봉 1억 원 차주의 경우 약 3300만 원가량 줄어든다.

월별 한도 초과 시 '막차 탑승'도 어려워

금융권은 대출 한도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규제가 본격 시행되기 전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이른바 '막차 수요'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작되기 직전 달인 지난 8월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새 9조 6259억 원 늘어나며 폭증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대출을 고려 중인 소비자들은 미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한다. 규제 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늘어날 경우 '은행별 대출 한도'가 초과해 대출 자체가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금융당국은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은행별 연간 대출 목표치'를 제출받아 총량을 관리해 왔으나, 새해부터는 '월별·분기별'로 대출 한도를 관리하기로 방침을 바꾼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해부터는 대출 총량 관리가 엄격해져 월별 한도 초과 시 대출이 제한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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