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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3 (금)

"내 장난감 주고싶어요" 국화 위 빨간자동차, 모두를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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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30일 오후 전남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차려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아이가 헌화한 뒤 손인사를 하고 있다. /무안(전남)=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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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항공기 참사로 179명이 숨진 가운데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합동분향소가 30일 전남 무안군 현경면 무안스포츠파크 실내 체육관에 마련됐다. 발견된 시신들의 훼손 정도가 심해 실제 장례는 다음 주가 돼서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합동분향소에는 이날 오후 4시30분 기준 1443명이 찾아 조문했다. 주름진 얼굴을 한 노년층을 비롯해 부모님 손을 잡고 합동분향소를 찾은 어린이들까지 추모는 나이를 가리지 않았다.

전남 무안군에 거주하는 박모씨(28)는 4세 아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았다. 박씨의 아들은 이번 참사 최연소 희생자와 같은 해에 태어난 동갑내기다. 그는 "가장 어린 희생자가 2021년생이라고 하는데 아들과 나이가 같아 더 마음이 쓰였다"고 했다.

박씨의 아들은 가지런히 놓인 하얀 국화꽃 사이로 빨간색 자동차 장난감을 놓아둔 뒤 추모공간을 빠져나갔다. 박씨는 "아이에게 저기 있는 친구에게 자동차 모형 장난감을 주는 게 어떠냐고 물었는데 좋다고 해서 국화 대신 올려놨다"며 "이번 합동분향소는 꼭 방문해야 할 것 같았다. 아이랑 와서 모두 좋은 곳 가시라고 인사드렸다"고 밝혔다.

70대 윤모씨는 서울에 있는 집으로 향하기 전 합동분향소에 들렀다. 그는 조문을 마친 뒤 눈가에 맺힌 눈물을 연신 닦아냈다. 윤씨는 "무안이 고향이라 부모님을 뵈러 자주 오는데 건너 건너 아는 분 가운데 희생자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모씨(40)는 여행을 가던 중 무안으로 발길을 돌렸다. 남편과 5·7세 두 자녀도 함께였다. 전씨는 "전북 익산시에서 전남 진도군으로 가족여행을 가던 길에 기차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뉴스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설명해주고 조문 갈까 물어보니 그러자고 해서 중간에 들렀다"고 했다.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무안국제공항 1층에도 합동 분향소가 마련될 예정이다. 전남도청 관계자는 "무안국제공항 내 합동분향소는 유가족을 대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최대한 빠르게 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1월4일까지 일주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사고가 발생한 전남을 비롯해 서울과 세종 등 전국 17개 시도에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방침이다.

무안국제공항에서는 희생자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한 작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숨진 것으로 확인된 179명의 희생자 가운데 30일 오후 5시 기준 146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희생자들은 모두 공항 격납고 내부에 임시안치됐다.

발견된 시신 중 대다수가 훼손이 심해 유가족에게 시신 인계가 이뤄지기까지 최소 열흘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30일 오후 1시30분 무안공항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채취한 DNA는 오늘 오전에 국과수 본원으로 보냈고 나머지 조직편들은 오늘 오후에 보냈다"며 "현재 사체 훼손이 심해 DNA 결과를 대조해 유족들에게 전달하기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유족 대표 역시 "현재 온전한 시신이 5구 밖에 없다고 한다"며 "검시를 마치려면 다음 주 수요일은 돼야 할 것 같다. 장례 절차도 이후로 미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무안(전남)=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무안(전남)=오석진 기자 5stone@mt.co.kr 무안(전남)=김선아 기자 seona@mt.co.kr 무안(전남)=박진호 기자 zzin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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