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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2 (목)

이슈 오늘의 사건·사고

비행기 사고 꼬리칸이 살 확률 높다? 좌석별 생존 확률 따져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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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는 꼬리칸 탑승객이 불리
추락 사고는 꼬리칸이 더 안전
사고 유형별 생존율 천차만별
한국일보

제주항공 소속 여객기 착륙 도중 충돌 사고가 발생한 29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사고현장에서 소방 당국이 여객기 동체 잔해를 수습하던 중 불에 탄 좌석을 들어올리고 있다. 무안=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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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탑승객 181명 중 극적으로 생존한 승무원 2명은 모두 뒤쪽 꼬리 칸에 타고 있었다. 이에 탑승 자리와 생존 확률의 상관관계를 따져보는 분석이 적지 않다.

그렇다면 비행기 사고 때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리라는 게 있는 걸까. 2015년 미국 연방항공국(CSRTG)이 과거 35년간 기내 좌석별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비행기 앞쪽 좌석은 38%, 중간 좌석은 39%로 나타났다. 반면 항공기 뒤쪽은 32%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유의미한 통계는 아니라고 말한다. 좌석별 위험도는 사고 유형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다. 비행 중 엔진이나 동체에 화재가 발생할 경우 꼬리 칸 탑승객이 가장 위험하다. 맞바람을 받는 꼬리 칸을 향해 불이 번지기 때문이다. 반면 추락이나 충돌의 경우 일반적으로 기체의 앞부분이 먼저 부딪힌 뒤 충격이 분산되는 까닭에 꼬리 칸이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도 있다. 이번 사고에서도 충돌과 함께 동체가 동강 나면서 몸통 부위에 대부분 충격이 집중됐고, 떨어져 나간 꼬리 칸은 상대적으로 충격을 덜 받았다.

그렇다고 추락 사고 땐 꼬리 칸이 안전하다고 단언하기도 힘들다. 고승희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며 "실제 사고 발생 시 장애물을 확인한 기장은 이를 피하고자 기수를 틀기 때문에 사고마다 충격을 받는 부위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항공기 추락 사고의 경우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애초에 확률을 따지는 게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다.

비상구 좌석 역시 생존율과 직접 상관은 없어 보인다. 국내 대부분 항공사는 비상구 좌석에 대해 적게는 2만 원에서 많게는 15만 원을 더 받는다. 공간을 넓고 편하게 쓸 수 있어 선호도가 높기도 하지만 사고 발생 시 빠르게 탈출할 수 있다는 기대심리에 값을 더 치르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비상구 승객들은 사고가 나면 비상 대피 도구를 설치하는 등 승무원을 도울 의무가 있다. 또 충돌 부위에 따라 아예 비상구를 열 수 없는 경우도 종종 나온다.

결론은 "비행기 사고에 있어 안전한 좌석은 없다"는 것이다. 고 교수는 "안전한 좌석을 찾기보다 비상 지침을 숙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무안=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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