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 “못 박아 소품 달아” 신고
안동시, “5개 못 구멍 확인”
지난달 30일 오후 KBS드라마 제작진이 병산서원 기둥에 못을 박아 초롱을 걸고 있다. /연합뉴스 |
KBS 드라마 촬영팀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병산서원 건축물에 못을 박자 경북 안동시가 문화재 훼손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2일 안동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3∼4시쯤 KBS 드라마 제작팀이 병산서원을 배경으로 촬영하던 중 소품용 초롱등(燈)을 매달기 위해 만대루와 서원 나무 기둥에 망치로 못을 박았다.
현장에서 이를 목격한 50대 관광객은 항의했지만 드라마 제작팀이 “안동시에 허가를 받았다”는 답변을 듣자 그는 곧바로 “망치로 못을 박아 병산서원에 소품을 설치하고 있다”며 안동시에 문화재 훼손 신고를 했다.
안동시 문화유산과 관계자는 “신고 내용을 토대로 현장을 확인한 결과, 만대루와 서원 나무 기둥 등 총 5곳에 두께 3㎜, 깊이 약 1㎝쯤 되는 못자국 흔적을 발견했다”며 “‘문화유산에 훼손 행위를 금한다’고 명시한 뒤 촬영 허가는 했으나 문화재에 어떠한 설치를 한다는 건 협의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KBS 드라마 제작팀이 소품용 초롱을 매달기 위해 만대루 나무 기둥에 두께 3㎜, 깊이 약 1㎝쯤 되는 못자국 5개를 남겼다. /안동시 |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재다. 안동시는 KBS제작진에 원상복구를 요청하는 한편 문화재 훼손 혐의로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KBS는 사과문을 내고 “소품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현장 관람객으로부터 문화재에 어떻게 못질을 하고 소품을 달 수 있느냐는 내용의 항의를 받았다”며 “이유 불문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상황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병산서원 일부가 배경이 된 드라마는 서현과 옥택연 주연의 로맨스 드라마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이다.
[안동=권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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