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2 (목)

참사 여객기 기장은 공군 출신 6800시간 비행 ‘베테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3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여객기가 추락해 사고 수습이 이뤄지고 있다. /장련성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당시 여객기의 조종간을 잡은 한모(45)씨는 5년차 기장으로, 6800시간이 넘는 비행 경력을 보유한 공군 출신 베테랑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한 기장은 공군 학사장교 조종사 출신으로, 2014년 제주항공에 입사해 2019년 3월 기장으로 승급했다. 현재까지 총 비행시간은 6823시간이며, 지난 5년간 기장으로 비행한 시간은 2500시간 정도다.

한 기장은 동료들 사이에서도 비행 실력이 좋다는 평가를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동료들은 그를 “안전에 대해서는 타협 없던 동료” “급박한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을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한 기장이 제주항공에 입사하기 전인 2012년부터 1년 넘게 그와 함께 비행 교관으로 근무했다는 이모씨는 “한 기장(당시 교관)을 규정과 절차를 잘 지키는 사람이고, 안전에 대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29일 오전 사고 속보를 먼저 봤고, 나중에야 그 비행기를 한 기장이 몰았다는 걸 알았다”며 “정말이지 마음이 찢어지는 듯했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사고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돼야 밝혀지겠지만, 여러 최악의 조건들이 한 번에 겹쳐 사고가 일어난 것 같다”며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어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주길 희망한다”고 했다.

한 기장과 함께 근무했다는 현직 기장 A씨는 “한 기장은 비행도 잘하고 성실하고 좋은 사람이었는데 안타깝다”며 “어제 비행 도중에 사고 소식을 접했는데 참담했다”고 했다.

그는 “(사고 당시) 영상을 보니 한 기장은 마지막까지 컨트롤을 놓지 않은 것 같다”며 “감속을 위한, 역추진이라는 컨트롤이 있는데 (한 기장이) 끝까지 그걸 잡고 부딪힐 때까지 놓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 순간 거기로 향할 때 (한 기장의) 심정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도 했다.

한편 A씨는 “방송 뉴스에서 사고 당시 퓨엘 덤핑(fuel dumping, 연료 버리기)을 왜 안 했는지를 두고 (한 기장을) 비난하는 내용을 봤다”며 “사고가 난 항공기는 해당 기능이 없는 기종이고, 나도 사고 기종과 같은 비행기를 운행해서 잘 안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고 당시 한 기장과 함께 비행기를 조종했던 부기장은 총 1650시간 비행 경험이 있으며, 지난해 2월부터 제주항공에서 부기장으로 근무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무안=고유찬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