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9시 3분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을 충돌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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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추락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전남 무안국제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은 공항 중 하나로 꼽힌다. 이 때문에 활주로 연장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29일 공항·항공업계에 따르면, 무안국제공항 제1활주로의 길이는 2800m다. 국내 중추 공항인 인천국제공항(3750~4000m)과 비교하면 길이가 25~30%가량 짧다.
지역 거점 공항 주요 활주로는 무안국제공항 활주로보다 대체로 길다. 서울 김포국제공항 제1활주로는 3200m, 제2활주로는 3600m고, 부산 김해국제공항 제1활주로는 3200m, 제주국제공항은 3180m다. 이에 비해 대구국제공항(2744~2755m), 청주국제공항(2744m)의 경우 무안국제공항과 함께 활주로가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제주항공 7C2216 추락 사고
상대적으로 짧은 활주로와 관련 전라남도는 지난 2010년 이후 꾸준히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을 정부에 요청했다. 활주로를 연장하면 장거리 국제선 비행이 가능한 '광동체 항공기(Wide-body Aircraft)'의 이·착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광동체는 항공기 기체에 좌석을 설치했을 때, 2열의 통로를 확보할 수 있는 동체를 의미한다.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연장 사업은 2021년 국토교통부 기본계획에 포함됐고 401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25년까지 총사업비 492억원을 투입해 기존 활주로 2800m를 3160m로 360m 늘이는 것이 골자다.
이렇게 활주로를 늘리면 유럽·미주·중동 운항이 가능한 광동체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어 공항을 이용하는 항공사가 많아질 것이란 기대였다. 현재 무안공항에서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 진에어와 중국 룽에어, 베트남 비엣젯항공 등이 일본·태국·중국·베트남 등을 오가고 있다.
492억원 투입해 활주로 360m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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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 연장 공사가 일찍 끝났다면 이번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가 감소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준 건국대 사회환경공학과 교수는 “기후변화로 여름엔 항공기 엔진 흡입 능력이 다소 떨어지고 겨울엔 블랙아이스(활주로 표면에 코팅한 것처럼 얇은 얼음 막이 생기는 현상)가 발생해 대체로 활주로에 여유분을 확보하는 추세로 간다”며 “활주로가 길었다고 해서 이번 사고를 예방할 수는 없었겠지만, 사상자를 한 명이라도 줄일 수는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활주로가 길었다고 사고로 인한 피해가 줄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이번 사고는 활주로를 이탈해서 발생한 사고기 때문에 활주로 길이를 늘이는 공사를 완료했다고 해서 안전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안국제공항은 폐쇄된 목포공항을 대체하고 광주공항 국제선 노선을 이전받아 2007년 개항했다. 현재 호남권 유일의 국제 거점 공항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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