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미국 규제 속 28nm 기술력 확보
중국 자력으로 28nm 반도체 생산 길 열어
미국 중국 일본 인도 달려나갈 때
반도체특별법 좌초, 한국만 뒤처지는 현실
중국 자력으로 28nm 반도체 생산 길 열어
미국 중국 일본 인도 달려나갈 때
반도체특별법 좌초, 한국만 뒤처지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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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에 보조금과 세제 혜택·인프라스트럭처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반도체특별법’의 연내 처리가 사실상 물건너 갔습니다. 국회는 26일 본회의를 열어 약 20개에 달하는 비쟁점 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하지만 반도체특별법은 논의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반도체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만 또 다시 멈춰선 대목입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정부의 대대적 지원에 힘입어 메모리와 파운드리 뿐 아니라 반도체 장비에서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습니다. 대조를 이루고 있는 대목입니다.
대표적인 기업이 상하이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장비 그룹(SMEE)입니다. 27일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MEE는 이달 28nm(1나노미터는 10만분의1 에 해당) 리소그래피 장비 ‘SSA/800-10W’를 출시한다는 방침입니다. 노광을 뜻하는 리소그래피(lithography) 장비인데요. 실리콘 웨이퍼에 매우 미세한 회로 패턴을 새기는 핵심 장비입니다. 반도체 설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기계입니다. 28nm는 현재 첨단 공정(7nm, 5nm, 3nm)보다는 구형 기술로 간주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공정에서 사용 중인데요. 이는 중국이 공정 장비를 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생산할 능력을 확보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SML의 심자외선(DUV)·극자외선(EUV) 기술보다는 뒤처져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 반도체 산업이 상당히 도약한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노광장비 시장은 글로벌 소수 기업이 독점
출처=포춘비즈니스 인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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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노광장비 시장은 글로벌 소수 기업이 독점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ASML이 60%, 일본 니콘 10%, 일본 캐논 4% 순입니다. ASML은 2·3nm, 니콘은 7nm, 캐논은 28nm 장비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에도 노광장비 기업이 없는 것은 아닌데요. 이솔, 아이엠티, 세명백트론, 마이다스시스템, 유버 등이 관련 산업에서 활동 중입니다. 외국 기업과 공동 개발을 제외할 경우, 한국의 상용 기술 수준은 16nm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28nm 노광장비 개발에 성공할 경우 한국을 추격하는 것에 끝나지 않습니다.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네덜란드 ASML은 2019년 미국의 요청에 따라 중국에 7nm 이하에 필요한 EUV 장비 수출을 중단했습니다. 또 2023년에는 28㎚, 14㎚ 등 중요 공정에 사용되는 DUV(심자외선) 장비마저 수출을 끊었습니다. 미국은 올해 들어 EUV 마스크 기판, 고급 DUV 장비, 관련 부품에 대한 새로운 수출 규제까지 시동을 걸었습니다.
이는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와 SMIC(중신국제반도체)와 같은 중국 주요 반도체 기업에 타격을 입히려는 조치의 일환입니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을 억제해 AI, 군사 기술 등 첨단 분야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려고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한국 일본 네덜란드와 같은 동맹국들과 협력해 규제 네트워크를 형성한 상태입니다. 이는 한국에는 기회이자 위기입니다. 중국산이 추격하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이는 기회입니다. 반면 중국에 있는 한국 반도체 기업의 공장 내 장비 반입은 어려워졌습니다. 이는 위기입니다.
28㎚ 공정까지 반입 차단당한 중국, “직접 만든다”
SMEE가 개발한 장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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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발등의 불이 떨어진 격입니다. 7㎚ 이하 첨단 공정을 구현하기 위한 EUV 장비 반입이 불가능해진 데다 28㎚ 공정까지 차단당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자력갱생에 힘을 쏟았습니다. 중국은 2002년 정부 주도로 SMEE를 설립했는데요. 이를 통해 DUV(심자외선) 기술을 사용하는 리소그래피,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에 필요한 LCD 리소그래피, 소형 전자기기와 센서 제조용 MEMS 등을 자체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입니다.
중국 정부는 막대한 실탄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올해 5월 3440억 위안(약 65조 원)에 달하는 펀드를 조성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2014년 9월 26일에 조성한 1차 펀드 987억2000만 위안(약 19조 원), 2019년 10월 22일에 조성한 2차 펀드 2041억5000만 위안(약 38조 원)을 크게 뛰어넘은 수준입니다. 특히 3차 펀드는 반도체 생산 장비와 HBM 개발에 집중 투입될 전망입니다. 미국은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으로 750억달러(약 102조원)를 투입한다고 밝혔고 중국은 지금까지만 12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하거나 마련했습니다. 일본은 정부 주도로 연합 반도체 기업인 라피더스(Rapidus)를 설립했고, 인도마저 10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발표했는데요. 한국은 어떤가요. 주52주 예외 적용은 둘째치고, 경쟁국 정부와 지원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 위클리반도체
‘위클리반도체’는 반도체 산업에서 벌어지는 ‘핫’한 소식을 독자들이 알기 쉽게 분석해 드리는 연재물입니다. 반도체 산업을 놓고 빅테크 기업들이 벌이는 ‘칩 워(Chip War)’를 파헤칩니다. 기자 페이지를 구독하시면 정시에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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