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방에서 전기 화재 난 것 같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현장에 폴리스 라인이 쳐져있다. /김보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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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4시 49분쯤 서울 종로구 창신동의 한 단층 한옥에서 화재가 발생해 80대 할머니와 7살 손자가 목숨을 잃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가 난 집은 주택가 골목 안에 있던 단층 한옥으로, 갑작스런 화재에 3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됐다. 화재를 목격한 이들은 “연기가 위로 솟았다” “기왓장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방에서 전기로 인한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본지가 찾은 화재 현장은 추가 붕괴 가능성이 있어 경찰의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었다. 경찰은 추가 화재 가능성을 대비해 도시 가스 검침을 했다. 집안 내부는 전소됐고, 창문 유리창도 모두 깨져 있었다. 잔해 중에는 노인 세대를 위한 스마트폰 지침서도 있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소방차 진입은 어렵지 않았으나 집 자체가 오래 된 목조 건물이라 불에 타기 쉬운 구조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집 앞 도로 폭은 2m에 불과했고, 오토바이와 생활기물이 있어 소방차 진입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소방은 화재 현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옆 건물 1층 화장실 문을 부순 다음 화재 현장 뒷편으로 들어가 진화 작업을 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현장이 모두 전소됐다. /김보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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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 100명이 투입돼 큰 불길은 1시간 만에 잡혔으나, 집안에 있던 80대 할머니가 현장에서 호흡과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고 7살 손자도 목숨을 잃은 채 발견됐다. 할머니도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이곳에 살고 있던 다른 세입자 2명은 대피했다. 주민들은 “고인이 된 할머니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고 회상했다.
소방당국은 두 사람이 화재를 미처 피하지 못하면서, 주택 잔해에 매몰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조만간 합동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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