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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野, 권력이 눈앞에 보이니 성급해져… 국가 공백에 대한 책임 똑같이 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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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탄핵소추… 원로 인터뷰]

[9] 정대철 헌정회장

조선일보

정대철 헌정회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 헌정회관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정치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며 여당은 헌법재판관 임명할 길을 터주고, 야당은 내란·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여당과 합의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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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철 헌정회장은 27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헌법재판관 임명 부담을 더 이상 권한대행에게 떠넘기지 말고 여당이 물러서서 조속하게 임명할 길을 터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야당도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문제에서는 여당이 우려하는 위헌 요소 등을 제거하는 식으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정치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정 회장은 민주당의 계속된 탄핵소추에 대해선 “권력이 눈앞에 보이니 성급한 결정을 한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 생기는 국가 공백에 대한 책임은 민주당도 똑같이 져야 한다”고 했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국무위원 연쇄 탄핵 예고에 대해 “이미 국가 대외 신인도가 추락할 대로 추락했다”며 “이럴 때일수록 나라의 백년대계를 생각해달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도 탄핵소추가 됐습니다.

“탄핵에, 또 탄핵, 과하다고 봅니다. 물론 현 정권이 잘못했습니다.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미 국회에서 탄핵소추가 됐지 않나요. 이제 헌재 판결을 기다리면 됩니다. 그런데 한덕수 총리가 민주당 주장처럼 국헌 문란을 저질렀습니까? 지난 26일 대국민 담화를 보면 헌법재판관 3인에 대해 ‘임명 보류’ 입장을 밝혔을 뿐입니다. 임명을 안 하겠다고 한 게 아니죠. 탄핵 사유로 보기 어렵습니다.”

-민주당은 한 총리를 내란 공범으로 규정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외 신인도가 이렇게까지 땅에 떨어질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매우 걱정스럽고 우려스럽습니다. 민주당이 신중했어야 해요. 미래 권력이 가까워지니 마음이 급했던 모양이에요. 이럴 때일수록 나라의 백년대계를 생각해야 하는데....”

-정국 불안 지속으로 원·달러 환율이 계속 치솟고 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까지 가고 있습니다. 한국이 어떤 나라입니까. 2차 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독립한 85국 중 산업화, 민주화에 유일하게 성공한 나라예요.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우뚝 섰습니다. 전 세계 GDP 순위 10~13위를 왔다 갔다 하고, 수출량·무역량이 세계 6~7위, 국방력도 그 수준입니다. 그런데 불과 며칠 사이 나라가 궁지에 몰리고 있어요. 이런 식이면 민주당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제 대통령 권한대행은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맡게 됩니다.

“최 대행은 국회 인사 청문회와 인준 표결을 통과한 헌법재판관 3인에 대한 임명 동의를 조속히 하길 바랍니다. 헌재의 비정상적인 6인 체제가 너무 오래가고 있어요. 국회 추천 3인 중 여야가 합의해야 했던 1인이 민주당 독단으로 결정이 돼서 걱정은 됩니다. 그래도 빨리 이 문제는 매듭지어야 해요. 다만 이 문제를 최 대행에게 오롯이 책임지라고 해선 안 됩니다. 여야가 합의해 길을 터줘야 해요. 국민의힘이 ‘임명 불가’ 방침을 고집하는 건 국민이 납득하지 않을 것입니다.”

-민주당은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공포도 압박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등 야당이 국회 의석을 장악하고 있다고 해서 이렇게 특검을 남발해도 됩니까. 이런 건 본 적이 없어요. 뜻있는 국민이 보기에는 과하다, 불안한 집단이구나 합니다. 검경, 공수처까지, 수사기관이 다 뛰고 있지 않습니까. 게다가 민주당 주도로 처리한 특검법은 특검 추천도 야당이 주도하는 걸로 돼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여야가 마주 앉아서 다시 합의하길 바랍니다.”

-민주당은 최 대행도 탄핵소추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뒤로도 말 안 들으면 또 탄핵소추한다 겁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망하는 길로 가는 거죠. 이재명도, 민주당도. 국민이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형편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여론이 뒤집힐 것이란 얘기가 벌써부터 나옵니다. 민주당이 또 탄핵한다고? 이제는 민주당도 이재명도 못 믿겠다고 할 수 있어요. 민심이 그렇게 무섭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에선 아무도 이런 얘길 안 하고 있습니다.

“전부 아부 경쟁만 하고 있죠. 한심해요. 할 말은 해야 합니다.”

-민주당의 몰아치기, 이유는 뭐라고 보시나요.

“이재명 대표 재판 때문 아니겠습니까. 공직선거법 1심에서 징역형이 나온 상황에서 원칙대로라면 2심, 3심 결과가 내년 5, 6월 전에 다 나오게 돼 있습니다. 하나라도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온다면? 상상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 그전에 대선을 치르고 싶은 것 아니겠습니까.”

-헌정회가 여야 정치권에 개헌하라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그런데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말했던 이재명 대표 등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그 많던 개헌론자도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훌륭한 지도자라면 이럴 때 나서야 합니다. 개헌은 여야 합의만 된다면 4월까지 충분히 끝낼 수 있습니다. 국민투표도 3월 초순까지 다 돼요. 하지만 안 하겠죠. 왜? 여야 합의가 늘어지고 시간을 질질 끌면 민주당 뜻대로 안 되기 때문에.”

-국민의힘도 갈피를 못 찾는 것 같습니다.

“다들 제정신이 아니에요. 매일 코미디를 찍는 것 같아요. 의원 전체 108명이 엎드려서 ‘잘못했습니다’ 하고 새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면 기회가 있어요. 정치는 모릅니다. 다 끝나버린 것 같지만 결론이 어떻게 날지 모르는 게 정치입니다.”

☞정대철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 원로다. 여야에서 호불호가 없는 정치인으로 불린다. 한국 야당사의 출발점인 1955년 민주당 창당에 참여했던 독립운동가 정일형 박사의 아들로 헌정회장 선출 직전까지 민주당 상임고문을 지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형, 동생 하던 사이였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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