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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번개 관통하듯 떨어져”... 이륙 직후 벼락맞은 비행기, 회항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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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벨기에 브뤼셀 상공에서 벼락을 맞은 항공기의 모습이 포착됐다. /데일리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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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브뤼셀 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벼락을 맞고 회항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22일 오후 1시 35분쯤 벨기에 브뤼셀 공항에서 출발해 이집트 후르가다를 향하던 TUI항공 여객기 TB3011편이 이륙 직후 벼락을 맞아 브뤼셀 공항으로 회항했다. 항공기는 안전하게 착륙했으며 승객과 승무원 중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TUI항공 측은 “승객들에게는 어떠한 위험도 없었지만, 예방적 차원에서 회항했다”고 밝혔다.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이 항공기는 크고 좁은 원을 그리며 선회한 후 회항했다.

승객들은 벼락이 항공기를 강타한 순간을 생생히 증언했다. 한 승객은 “갑자기 큰 쿵 하는 소리와 번쩍이는 빛을 보았고 이후 타는 냄새가 났다”고 현지 언론 HLN에 전했다. 항공기 정비 및 승무원 비행 근무 시간 제한으로 인해 항공기는 당일 재운항할 수 없었다. 승객들은 호텔로 이동한 뒤 다음날인 23일에 새로운 항공편으로 목적지로 향해야 했다.

비슷한 시각 브뤼셀발 카타르행 화물기도 벼락을 맞았다. 브뤼셀 순환도로를 지나던 차량의 대시캠에는 화물기가 벼락에 맞는 순간이 포착됐다. 번개가 화물기 전체를 관통하는 듯했고, 그 충격으로 잠시 하늘이 밝아졌다. 화물기를 관통한 벼락은 그대로 지상으로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다만 이 화물기는 회항하지 않고 운항을 이어가 카타르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 전문가들은 항공기가 벼락을 맞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모든 항공기는 1년에 한두 차례씩 운항 중 낙뢰를 맞는다. 낙뢰가 항공기에 내리치면 10억 볼트(V), 수만 암페어(A)의 전압과 전류가 흐른다. 그러나 낙뢰로 항공기가 추락하거나 승객이 다치는 경우는 없다. 다만 벼락에 맞은 후 비행기가 착륙하면 반드시 기체 점검을 통해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하므로, 연결편이 결항하거나 지연 운항이 발생할 수 있다.

항공기 동체는 전도성이 좋은 알루미늄 합금인 ‘두랄루민(Duralumin)’으로 만들어져, 비행기에 낙뢰가 치면 강한 전류는 항공기의 표면을 따라 급속도로 퍼지게 된다. 또 항공기에는 피뢰침 역할을 하는 장치가 설치돼 있다. ‘정전기 방출기’(Static Discharger)로 불리는 이 장치 수십 개가 주 날개와 꼬리 날개, 방향타 등 세 곳에 설치돼 낙뢰의 전류를 공기 중으로 흩어지게 한다.

조종사 더그 모리스는 저서 ‘디스 이즈 유어 캡틴 스피킹(This Is Your Capitan Speaking)’에서 “통계에 따르면 항공기는 5000시간마다, 즉 1년에 한 번 정도 벼락에 맞는다”며 “번개는 계기 일부를 오작동시킬 수 있지만, 보통 심각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쪽 끝에서 들어온 번개가 다른 쪽으로 빠져나가거나 표면적 손상만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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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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