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3일 코로나19 기원을 조사 중인 세계보건기구(WHO) 직원들이 우한 연구소를 방문했을 당시 연구소의 전경.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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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코로나19의 기원을 추적한 연방수사국(FBI)이 3년 전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결론을 내렸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각) 당시 FBI의 조사를 담당했던 제이슨 배넌 박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21년 미국의 각 정보기관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었다.
이후 국가정보위원회(NIC)와 4개 정보기관은 바이러스가 야생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됐다는 자연발생설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FBI는 유일하게 실험실 유출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배넌 박사는 “FBI는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평가한 유일한 기관이었고, 그 판단의 신뢰도는 중간 정도였다”고 밝혔다. 배넌 박사는 미생물학 전문가로 FBI에서 20년 이상 생물학적 무기를 연구했다.
FBI는 이 같은 결론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고하려고 했지만, 백악관 브리핑에서 제외돼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할 수 없었다고 한다.
WSJ는 FBI의 결론이 무시당한 것은 당시 과학계의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의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치적으로 논란만 일으켰다.
특히 의학 전문지 랜싯은 바이러스의 실험실 유출설을 ‘음모론’으로 규정하는 일부 과학자들의 성명을 게재하기도 했다.
다만 이 성명을 작성한 과학자 중 한 명은 바이러스 유출지로 의심받는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와 협력관계인 연구단체 소속이었다.
WSJ에 따르면 FBI 외에도 국방정보국(DIA) 산하 국가의학정보센터(NCMI) 소속 과학자 3명도 유전자 분석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에 침입할 수 있도록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일부가 2008년에 발표된 중국 과학 논문이 소개한 기술로 제조됐다고 결론 내렸다.
현재 FBI에서 은퇴한 배넌 박사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과 관련 “최종적인 결론은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 2021년 코로나 우한연구소 기원설과 관련 조사 협조를 압박했지만 중국은 응하지 않았다. 당시 중국은 오히려 코로나 바이러스가 미군기지 포트 데트릭 내 미국 육군전염병의학연구소(USAMRID)에서 유출됐다고 주장하며 세계보건기구(WHO)가 미군 실험실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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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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