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회사들의 도메인에 '닷컴'은 없다. '닷에이아이(.ai)'로 전부 바뀐 지 오래다."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창업한 회사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키워 낸 최초의 한국인이다. 그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은 단순히 구호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매출을 일으키고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예전 같으면 실리콘밸리에서도 10~20년 경력을 쌓은 개발자들이 프로젝트를 짜고 시제품을 내려면 길게는 3개월가량 걸렸는데, 최근 들어서는 5년 차 개발자도 AI 모델을 활용해 2~3시간이면 같은 퍼포먼스를 낸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AI 시장은 비선형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업무에 도입하는 속도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빠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센드버드는 기업용 채팅 솔루션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세계 1위를 점하고 있다.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3억1000만명, 월간 메시지 전송 수는 70억건을 넘어선다.
김 대표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일은 내로라하는 기업들과 소통하면서 AI 기술을 발 빠르게 이식하는 것이다. 대규모언어모델(LLM)에 질문하고 답을 얻는 수준을 넘어, AI 기술을 통해 고객사가 별다른 판단 없이 그대로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센드버드는 최근 각광받는 AI 에이전트를 채팅 솔루션에 접목해 업무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AI 기술은 아직 시작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크리켓을 배우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크리켓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바다 건너 인도에서 엄청나게 인기를 끌고 있으니 한번 해보려고 하는 단계로 이해하면 된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한국이 자체적으로 LLM을 구축하려는 시도는 성공할 확률이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이른바 '소버린 AI'를 통해 한국이 독자적으로 AI 모델을 구축하는 방식은 자본이나 인력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그 대신 그는 기존 LLM을 활용해 다양한 비즈니스로 뻗어 나가는 방식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인사 관리부터 법률 대응, 고객 상담은 물론 프린터를 설치하거나 와이파이를 연결하는 기술 업무까지 이미 AI가 수행하고 있는 단계"라며 "소비자가 이용하는 애플리케이션 수준에선 글로벌에서도 한국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차례 연쇄 창업을 거쳐 2013년 미국에서 육아 정보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스마일패밀리를 세웠다. 2015년 회사의 주요 사업을 '기업용 메시징 솔루션'으로 전환한 뒤 사명을 센드버드로 바꿨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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