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창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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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창 헌법재판소 헌법재판관 후보자(59·사법연수원 18기)가 2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죄와 상관없이 헌재가 탄핵심판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됐던 자신의 이력에 대해 연거푸 사과했다.
국민의힘이 추천한 조 후보자는 ‘내란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지 않더라도 비상계엄 자체가 중대한 헌법 위반이라면 탄핵을 인용할 수 있냐’는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심리 과정에서 그러한 부분이 밝혀진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헌재의 탄핵심판 결론이 내란죄 수사상황과 상관없이 결정될 수 있다는 취지로도 해석됐다.
조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이유로 든 ‘국회 기능 마비’는 헌법에 규정돼있지 않다며 “규정에 없는 부분은 위헌적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생각하는 그런 전쟁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며 “문헌상 나오는 사변이라는 사태도 없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요건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의 말이었다.
조 후보자는 윤 대통령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부정선거와 관련해서 대법원의 여러 소송이 제기됐지만 모두 인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느냐’는 최근 논쟁에 대해선 “규정상 국회가 선출한 후보자 3명을 (권한대행이) 임명하는 것이 맞다”며 “다만 여러 가지 학설이 있는 부분은 간과할 수 없다”고 답했다. 전날 정계선(55·27기)·마은혁(61·29기) 헌재 재판관 후보자가 분명하게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것과는 온도차가 있었다. 조 후보자는 “임명권의 행사 여부가 중대한 위법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를 수 있다”고도 말했다.
자신의 사법농단 사건 연루 관련 전력에 대해선 해명과 사과에 진땀을 흘렸다. 조 후보자는 민병덕 민주당 의원이 ‘재판관여 행위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있나’를 묻자 조 후보자는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사실관계에 대해 말씀드려도 되느냐”며 해명하다 질책을 받았다. 민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사유가 기본에 충실한 재판을 법원 내에 전파했다는 내용인데, 사법농단 사건을 보면 추천사유가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2015년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로 일할 때 행정법원이 심리 중이던 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2008년 촛불집회 재판개입 의혹도 있다. 야간집회를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로 기소된 사건 담당 형사 재판부가 위헌법률 심판 제청을 했는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외국인 사건 전담 재판부 소속이었던 조 후보자가 관련 사건 대부분을 집중 배당받고 유죄로 선고한 것이다. 이후 야간집회를 금지한 법 조항은 헌재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왔다. 당시 비정상적인 사건배당을 놓고 대법원이 윤리감사도 했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헌재에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났다는 건 실제로 문제가 있었던 법률 아니냐”며 “위헌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없는 분이 헌법재판관으로 일할 자격이 있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니까 2015년 사법농단 때도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했다. 조 후보자는 “제 행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분명히 말하는 건 제가 그렇게 부당한 지시를 따라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오후 조 후보자를 포함해 정·마 후보자 등 3명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국회는 오는 26일 본회의를 열어 이들을 헌법재판관으로 선출할 계획이다.
☞ 민변 “‘반헌법적 이력’ 조한창, 헌법재판관 돼서는 안 돼”
https://www.khan.co.kr/article/202411292031001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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