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통합 후 주도권은 혼다 갖기로…미쓰비시는 경영통합 합류 여부 미정, 내년 1월 결론낼 듯
왼쪽부터 우치다 마코토 닛산자동차사장, 미베 토시히로 혼다자동차 사장, 카토 타카오 미쯔비시자동차 사장이 23일 도쿄 기자회견을 통해 3사 경영통합 논의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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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동차 제조기업 혼다, 닛산이 경영통합에 돌입하기로 합의했다. 내년 6월까지 합병 논의를 마무리짓고, 2026년 8월 두 회사를 산하에 두는 지주회사를 출범하기로 했다. 경영 주도권은 혼다가 쥔다.
미베 도시히로 혼다자동차 사장, 우치다 마코토 닛산자동차 사장, 가토 다카오 미쓰비시 자동차 사장은 23일 오후 5시 기자회견을 열고 3사 간 경영통합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일단 두 회사가 손을 잡는다.
미베 사장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경영통합을 진행하기로 합의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내년 6월까지 경영통합 논의를 마무리짓고 2026년 8월까지 양사를 산하에 두는 지주회사를 설립, 증시에 상장하기로 했다. 양사 주식은 그해 7~8월 상장폐지된다.
지주회사 최고경영진 선임 등 경영 주도권은 혼다가 갖는다. 혼다는 시가총액이 닛산의 4배가 넘는다. 미베 사장은 혼다가 통합을 주도하더라도 양사 기존 부서들은 최대한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했다.
닛산이 최대 주주로 있는 미쓰비시는 두 회사 합병에 합류할지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미쓰비시는 내년 1월까지 합류 여부를 확정지을 예정이며, 혼다와 닛산은 미쓰비시가 합류하지 않더라도 일정대로 경영통합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미베 사장은 "양사는 더욱 강력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대를 갖고 여러 차례 협의를 거친 끝에 경영통합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며 "자동차뿐 아니라 에너지, 커뮤니케이션 등 여러 분야에서 양자 역량을 합쳐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양사는 생산규격 표준화와 에너지 투입 효율화를 통해 생산기지를 최적화하고 생산능력을 증대할 수 있다"며 "통합 이후 매출 30조엔(약 280조원), 영업이익 3조엔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한때 닛산을 이끌었던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은 이날 별도로 진행된 일본외신기자클럽 회견에서 "(혼다와 닛산은) 상호 보완적이지 않다"며 통합 시너지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곤 전 회장은 경영비리 혐의로 2018년 11월 일본 검찰에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된 뒤 극비리에 출국했다, 일본에서 곤 전 회장은 수배자 신분이다.
양사의 이번 통합은 자동차 시장 구조 급변 속 중국 업체들의 약진에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는 "BYD(비야디) 같은 중국 전기차 업체가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시장에서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일본 업체들이 누렸던 '고품질 제조업체의 지위'가 사라졌다"며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 부진, 재고 부담으로 인한 공장 축소 등의 경영 위기에 직면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닛산은 북미 시장 부진으로 인한 경영난 해결을 위해 일자리 9000개와 생산 능력 축소에 나섰고, 연간 이익 전망치도 약 70% 하향 조정했다. '전기차 지각생' 혼다는 이륜차 사업 매출로 자동차 분야 부진에 겨우 대응하고 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전기차 시장 경쟁 속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질주에 홀로 대응하기에는 어렵다고 판단해 두 회사를 합쳐 몸집을 키우고, 투자금 분담 및 기술 공유 등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혼다(2023년 판매량 398만대)와 닛산(337만대), 미쓰비시(78만대) 3사가 합병하면 산술적으로 연간 판매량은 800만대 이상에 달해 세계 자동차 판매량 1위인 토요타그룹(1123만대)과 2위 폭스바겐그룹(923만대) 뒤를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업체로 부상하게 된다. 현재는 현대차·기아가 판매량 3위이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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