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플레이션 속 원재료 가격 상승에 더해진 악재
지난달 가격이 20% 오른 오리온 초코송이가 대형마트 매대에 진열돼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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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비싼데…”
올 초부터 꾸준히 오른 먹거리 물가에 서민들의 한숨이 깊은 가운데 내년에는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기후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주요 원재료의 생산량 감소에 최근 환율 급등까지 겹치며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문가 예상이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7.5로, 지난해 4월(128.4)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 2월 117.4였던 수치가 9개월 만에 8.6% 오른 것.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매기는 통계 지표다.
해당 지수에서 유지류(164.1)는 한 달 만에 7.5% 올랐다. 주요 생산국의 기후 변화로 생산량이 감소한 탓이다. 과자와 라면을 만들 때 쓰이는 팜유(기름야자)가 최대 생산국 인도네시아의 가뭄에 영향을 받은 것이 대표적. 해바라기유와 유채유도 생산량 감소 가능성에 가격이 올랐다. 식용유에 들어가는 대두유는 각국의 수입 수요 증가로 가격이 상승했다. 버터, 치즈 등 유제품도 마찬가지다.
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코코아와 커피 원두의 가격도 상승했다. 코코아의 경우 19일자 1t당 가격이 1만2107달러(약 1757만원)로, 한 달 전보다 41.4% 올랐다. 연초와 비교하면 183.2% 상승했다.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서아프리카에 닥친 폭우와 폭염으로 재배량이 급감한 것이 배경으로 알려졌다.
인스턴트 커피에 들어가는 로부스타 원두도 주 생산지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의 가뭄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가운데 19일자 t당 가격이 5046달러(약 732만원)까지 올랐다. 연초 대비 67.6% 오른 수치다.
내년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시내 한 식당 메뉴판.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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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오리온, 해태제과, 동서식품, 스타벅스 등에서 지난달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제품가 상승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전문가는 “식품업계는 원료를 비축해두고 사용하기 때문에 최근 원재료 가격 상승은 아직 반영이 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며 “보통 3~6개월 시차를 두고 제품 가격도 오르는 편”이라고 전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외식 메뉴 가격도 올해 1월과 비교해 평균 4%가량 올랐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50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대부분 식자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업계는 원가 압박이 상당하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재룟값과 환율이 치솟자 식품∙외식업계에서 연이어 가격을 인상한 사례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도 업계에서는 현 상황이 지속될 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취한 가운데 동아오츠카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용 증가를 이유로 내년 1월1일 포카리스웨트와 데미소다 같은 주요 제품 가격을 100원 올리기로 했다. 최근 겨울철 대표 과일인 감귤과 딸기 가격이 급등한 것에 더해 소비자들의 ‘먹거리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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