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1위 자리 오른 K배터리…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LG에너지솔루션 미국 미시간 배터리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 제공

K-배터리가 미국 배터리 소재 수입 시장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본격적인 관세 압박이 예상되는 만큼 대미 협상력이 관건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22일 한국무역협회가 내놓은 유엔 무역통계(UN Comtrade) 자료에 따르면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등의 미국 수입액은 2020년 50억2100만 달러에서 2023년 96억9800만 달러로 93.1% 증가했다.

2020년에는 중국이 28.9%로 1위였고 일본(17.2), 독일(10.1%), 캐나다(9.1%)가 뒤를 이었다. 당시 한국은 8.5%로 뒤처져 있었다. 하지만 2023년 기준 한국이 33.7%로 일본(26.4%)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비중은 8.4%로 급격히 하락하며 3위 신세다.

이는 K-배터리 주요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미국 현지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설립했기 때문이다. 이들 공장에서 사용하는 한국산 배터리 원료량이 늘어나면서 수입도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업계는 내달 출범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새로운 정책으로 인해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앞으로 해외에서 수입하는 모든 배터리 소재에 관세를 매기면서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만 동맹국들과는 개별 협상을 통해 관세 면제 방안을 권고하고 있다는 점은 희소식이다.

배터리 소재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경쟁력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對中) 견제 의지가 확고한 만큼 중국 업체에 높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 오히려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는 미국의 우방국이기 때문에 관세 제외 가능성도 큰 만큼 정부의 물밑 접촉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라며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가 더욱 강력해질 것으로 보이면서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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