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3 (월)

[말글로 본 역사] '길닦음'과 용선(龍船)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부매일

'청암부인 생전에 아무런 종교도 가지고 있지 않았었으나 이제 유명을 달리하여 그 혼백이 육신을 떠났으니 거멍굴의 무녀 당골네가 저렇게 만자를 위로하여 길닦음(★)을 해주고 있다.'-<혼불, 최명희> 청주시청 산하 4개 구청에는 도로 보수팀이 존재한다.

말 그대로 도로 보수를 책임지는 부서이다.

도로 보수를 순우리말로 옮기면 '길닦음' 정도가 된다.

인용문의 길닦음은 도로 보수와는 관련이 없다.

전통 씻김굿에는 죽은 사람의 영혼이 이승에 맺힌 원한을 풀고 편안히 저승에 가도록 저승길을 닦아 주는 대목이 있다.

'길닦음'이라고 한다.

길닦음에는 질베와 넋당석이 등장한다.

전자는 무명베로 저승길을 상징하고, 후자는 넋을 담은 도구로 달리 용선(龍船)이라고 한다.

무녀는 넋당석을 질베 위로 밀고 당기면서 길을 닦게 된다, 원한을 풀어주는 해원(解?) 의식으로, 이때 염불과 상여소리를 한다.

'아제 아제 바라아제~'.

'가자 가자 피안(彼岸)으로 가자~'.

물 건너 저 세상인 피안으로 가려면 운반 매체가 필요하고, 그래서 용선이 언급된다.

말글로본역사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