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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국제 인권단체 “이스라엘, 가자에 고의로 물 끊어 집단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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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9일(현지시각) 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도 가자 중부 도시 데이르알발라의 저잣거리에 필요한 생필품을 구하려는 주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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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권단체인 인권감시기구(HRW)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 일부러 물 공급을 끊어 제노사이드(집단학살) 행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인권감시기구는 19일(현지시각) 179쪽 분량의 보고서를 내어 “2023년 10월 (가자 전쟁) 이후 이스라엘 당국이 의도적으로 가자 주민이 생존에 필요한 양의 물에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스라엘이 정수 처리장의 태양광 패널과 저수지 등을 포함한 인프라 시설을 고의로 파괴했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이 전기 공급을 끊고 수리공을 공격하고 수리를 위한 부품 등 물자가 가자에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고 밝혔다.



인권감시기구 티라나 하산은 비비시(BBC) 방송에 “이것은 단순한 태만이나 실수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몇천명을 물 부족으로 죽게 만드는 계산된 정책의 결과이며, 절멸을 노린 인류에 반한 죄이며 대량학살 행위에 다름 아니다”고 말했다.



인권감시기구는 이번 보고서를 위해 가자 주민 66명, 수도 관련 종사자 4명, 보건 및 의료 전문가 31명, 유엔 등 국제기구 인원 15명을 인터뷰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9월까지 위성 영상과 기타 자료를 분석했다.



인권감시기구는 그 결과 가자에 공급되는 물이 2021년 하루 한 사람당 83ℓ에서 최근 2∼9ℓ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최소 필요량 50ℓ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인권감시기구는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의 물 공급 차단이 의도적인 행위라고 밝혔다. 의도성은 국제법상 제노사이드를 구성하는 요건이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외교부 대변인 오렌 마르모르스테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스라엘은 물과 인도적 지원이 가자에 계속 들어가도록 했다”며 “보고서가 거짓으로 가득하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은 이미 가자 전쟁에서 제노사이드를 저지른 혐의로 이미 남아공에 의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된 상태이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에 대한 반성에서 출범한 1948년 제노사이드 협약은 제노사이드를 “의도적으로 어떤 민족이나 인종, 종교 집단을 전부 또는 일부 파괴하려 한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해 “반유대주의에서 비롯한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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