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우주 대항해 시대 ④ 알테무스 인튜이티브 머신스 CEO “한국과도 협업 기대”
미국 텍사스주(州) 휴스턴의 민간 우주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 스티브 알테무스 CEO가 달본을 들고 WEEKLY BIZ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현지 사진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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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뭐라고 생각하냐고요?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거대한 시장’이지요.”
지난 2월 민간 기업으로는 세계 최초로 달에 탐사선을 착륙시키며 우주개발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쓴 미국 우주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 이 기업을 이끄는 스티브 알테무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미국 휴스턴 현지에서 WEEKLY BIZ와 인터뷰하고 “앞으로 10년 후에는 (달 관련 연구·자원개발·운송·관광 등 모든 경제 활동을 일컫는) ‘달 경제(Lunar economy)’가 1조달러(약 1450조원)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 했다.
◇“험준하지만 매력적인 달 남극”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탐사선 ‘오디세우스’가 착륙한 달 남극은 어떤 곳인가.
“(평평한 얼음 고원이 펼쳐진 지구의 남극과 달리) 달 남극은 에베레스트산보다 높은 산과 깊은 분화구가 있어 험준하다. 높은 산과 깊은 분화구 고도 차가 약 6km나 된다. 이런 탓에 남극 표면에 착륙하려면 그곳 지형을 더욱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 태양의 각도에 따라 햇빛이 드는 곳과 그늘진 곳의 온도 차가 260도까지 난다는 점도 탐사를 까다롭게 한다.”
-그런데도 왜 굳이 남극을 가려고 하나.
“남극에 상당량 묻혀 있으리라 예상되는 ‘얼음’ 때문이다. 그 얼음을 이용해 물을 만들거나, 산소와 수소로 분해해 로켓 연료로 쓸 수 있다. 특히 앞으로 사람들이 달에 정착하려면 물이 꼭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토록 남극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현재 달 탐사의 최고 난제는 뭔가.
“탐사선이 춥고 긴 밤을 보내야 한다는 점이다. 달의 하루는 지구 시간으로 약 29.5일이라, 14~15일마다 낮과 밤을 반복한다. 그런데 밤에는 영하 150도까지 기온이 떨어진다. 마치 겨울철에 아이폰이 갑자기 꺼지는 것처럼, 이런 강추위에선 배터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오디세우스도 당초 달 남극 표면에서 14일 정도 작동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밤사이 얼어붙는 바람에 열흘도 견디지 못했다.”
지난 2월 민간 기업 최초로 달 표면에 착륙하는 데 성공한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 상상도./인튜이티브 머신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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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함께 달 개척하자”
-향후 달 탐사 계획은.
“내년 초쯤엔 달의 남극 지역에서 얼음을 시추하는 흥미로운 임무를 수행할 생각이다. 달의 지반을 약 1m 깊이까지 뚫을 수 있는 드릴로 퇴직물 시추 시료를 채취한 뒤에 질량 분석기로 분석할 예정이다. 이 시료에 휘발성 물질이나 얼음 성분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한다.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는 작은 착륙선으로 분화구 바닥에서 얼음을 찾는 방식도 쓸 예정이다. 프로펠러가 달린 이 착륙선은 공중으로 100m 정도 뛸 수 있고, 착륙선부터는 최장 25km까지 멀리 뛸 수 있다. 이 착륙선엔 계측기가 달려 있어 분화구에 들어가면 그 아래 물이 있는지 감지할 수 있다. 총 다섯 번 점프해서 테스트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현재 핀란드 통신 기업 노키아와 협력해 4세대(G) 이동통신 기지국을 달에 구축해 통신을 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4G 통신 장비를 달에 설치하면 (종전에 쓰던 초고주파<UHF> 방식보다 대역 폭이 넓어져) 더 많은 정보를 빠르게 보낼 수 있다.”
-달의 잠재적 가치를 평가하자면.
“달은 ‘신(新)개척지’다. 달에서 광물 샘플을 가져오고, 달 주변에서 통신이 가능해지면 물류 시장이 형성되는 등 무한한 가능성이 열릴 것이다.”
-한국은 달 탐사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안 그래도 인튜이티브 머신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보령홀딩스나, 현재 한국의 우주항공청 우주항공임무본부장을 맡은 NASA 출신 존 리 본부장과 어떻게 한국이랑 함께 일할 수 있을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달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기반 시설부터 갖추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달 주위에 통신이 가능한 안테나를 설치하거나, 달에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위성을 배치하는 등의 업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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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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