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윤 BMW 그룹 코리아 사장. 사진=뉴스웨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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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한상윤 BMW 그룹 코리아 사장의 '정중동 리더십'이 BMW 그룹 코리아의 수입차 판매량 1위 수성을 이끌고 있다. 밖으로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내실을 다지고 독일 본사와의 소통에 적극 나서면서 여러모로 회사의 성과를 크게 키웠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평가다.
18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BMW, 미니(MINI), 롤스로이스 등 3개 브랜드를 수입·판매하는 BMW 그룹 코리아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7만4303대의 차를 판매해 5만9561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를 제치고 업계 판매량 1위 자리를 기록하고 있다.
BMW 그룹 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이의 판매량 차이를 고려한다면 그룹 기준 판매량 1위는 4년 연속 BMW 그룹 코리아의 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BMW 그룹 코리아는 지난 2021년 1위 자리를 꿰찬 뒤 3년 연속 메르세데스-벤츠를 앞서왔다.
BMW 그룹 코리아의 세부 브랜드별 판매 비중을 따져보면 BMW가 6만7250대로 90.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BMW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회원 브랜드 중에서도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단일 브랜드로 기록됐다.
BMW의 1위 수성 비결은 안정적인 제품 포트폴리오 관리와 브랜드 이미지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유력한 경쟁자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전기차 화재 사고의 영향으로 잠시 주춤한 여파도 있지만 경쟁사의 악재와 무관하게 스스로 역량을 잘 발휘했다는 평가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BMW 브랜드의 판매량은 3.3% 줄어드는 데 그쳤다. KAIDA에 판매량이 집계되는 회원사 브랜드 23개 중 6개만이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늘었을 정도로 업계 전반의 불황이 심각한 상황에서 BMW의 판매량 감소율은 가장 낮았다.
연간 누적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선 중형 세단 520을 비롯해 준중형 세단 320, 중형 스포츠 다목적 자동차(SUV) X3, 중형 쿠페형 SUV X4 등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차종들이 올해도 최다 판매량 상위 10종 목록에 안착한 것이 안정적 인기의 주된 요인이다.
인기 차종의 꾸준한 인기가 밖으로 드러나는 성과라면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 성과로 볼 수 있다. 여기에는 6년째 회사를 이끄는 한상윤 사장의 공이 크다.
수입차 업계에서 가장 돋보이는 한국인 CEO 중 1명인 한 사장은 지난 2019년 수입차 시장을 떠난 김효준 전 회장의 뒤를 이어 BMW 그룹 코리아의 경영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사장으로 재임하면서 줄곧 외부 노출을 자제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해 왔다.
특히 사장 취임 전인 2018년 연쇄 화재 사고로 BMW의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상황에서 선제적 리콜을 단행하고 부품 물류 체계를 개선하며 국내 정비 서비스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 결과 그룹 기준 판매량 1위 쟁취라는 성과로 돌아왔다.
본사와의 유기적 소통 능력도 한 사장의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BMW 그룹 코리아는 지난 8월 전기차 화재 사고로 수입차 시장이 큰 혼란을 겪던 중 수입차 업체로는 가장 먼저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제조사 현황을 공개한 바 있다.
이는 한 사장이 독일 본사와 이어온 끈끈한 유대감과 지속적 소통의 결과 덕이다. 한 사장은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전기차를 바라보는 국내 시장 분위기가 급변하자 독일 본사를 빠르게 설득했고 배터리 제조사를 자발적으로 공개하며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한 사장은 외부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본사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일에만 주력했다.
그 결과 수입 전기차 판매량 상위 10개 중에서 BMW i 제품이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안정적인 인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화재 사고 이후 전기차 판매량이 급감한 하반기에도 iX3와 iX1 등은 오히려 판매량이 늘어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한국 시장을 향한 본사의 투자 확대도 한 사장의 덕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BMW는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도 한국 투자 규모가 큰 업체 중 하나다.
특히 올해는 개관 10주년을 맞은 인천 드라이빙 센터의 리모델링을 단행했고 경기 안성시 부품 물류 센터도 대규모 확장을 결의하는 등 굵직한 투자가 연이어 단행됐다. 지난해 6조5000억원을 상회했던 한국 협력업체 부품 구매 규모는 올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분 역시 한 사장이 아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중요성을 본사에 설득력 있게 전달한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BMW 그룹 코리아는 올해 판매량은 물론 재무 측면에서도 확실한 성과를 드러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판매량에서는 BMW 그룹 코리아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를 이긴 해가 많았지만 재무 실적만 놓고 보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실적이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말 기준 BMW 그룹 코리아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간의 영업이익 격차는 불과 254억원까지 좁혀졌다. 두 회사의 영업이익 격차가 1300억원 이상 났지만 단기간에 격차를 좁히고 이제는 역전까지 눈앞에 오게 됐다.
BMW 그룹 코리아의 판매량 감소율이 3.3%인 반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판매량 감소율은 4배 정도 많은 12.6%에 달하기에 이를 고려한다면 BMW 그룹 코리아가 한국법인 창립 이후 처음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영업이익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BMW가 어려운 국내 시장 여건 속에서 1위 자리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시장을 향한 진심 어린 움직임 덕분"이라며 "우리나라 시장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한상윤 사장의 막후 노력이 상당한 공을 차지했다"고 평가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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