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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美의회, 15년 만에 급여 오르나… 의원들이 “절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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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금융 위기 이후 계속 동결

美언론 “급여 인상 따른 유권자 반발 두려워해”

의원들 “월급으로 생활안되면 다른 직업 찾아야”

조선일보

미 하원에서 의원 토론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이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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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내년 3월 14일까지 정부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임시예산안(CR) 처리에 합의한 가운데, 의원들이 2009년 이후 15년 만의 급여 인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역대 정부 예산안에 의원의 급여 인상을 막는 조항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자 민주·공화당 할 것 없이 경합 지역의 상당수 의원들이 “우리는 미국인의 90%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폴리티코는 18일 “급여 인상에 따른 유권자들의 반발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 의원의 기본급은 상·하원 모두 17만4000달러(약 2억5000만원)로 동일하다. 여기에 사무실 운영비, 지역구와 워싱턴DC의 의회 의사당 왕복 여비, 직원 급여, 건강 보험 등 여러 형태의 비용을 지원받는다. 이런 비용은 대개 물가에 연동돼 매년 인상되고 급여도 마찬가지인데, 의회는 지난 15년 동안 ‘의원 급여는 인상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조항을 지출 법안에 포함해 왔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미국 경제를 강타한 2009년 고통 분담 차원에서 급여 동결을 결의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양당 지도부가 합의한 임시예산안엔 이런 내용이 빠져 일각에서 “의원 급여 인상을 막는 조항이 복원되지 않으면 법안에 반대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메인주(州)가 지역구인 제라드 골든 민주당 하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의원들은 미국인의 90%보다 더 많은 돈을 받는다”며 “동료 의원 중 그 정도의 수입으로 생활할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지역구인) 메인 주민들이 요술 지팡이를 흔들어 스스로 월급을 올릴 수 없듯이 의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워싱턴의 당파 정치가 나날이 심해지면서 의회 생산성도 예전 같지 않은 가운데, 골든은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우리 업무 수행 능력이 좋지 않다고 말할 때 더욱 자제해야 한다”며 “나는 임시예산안에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폴리티코는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연방 정부의 지나친 지출을 지양해야 한다는 이유로 월급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시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의원 급여는 내년 1월부터 올해 대비 3.8% 오른 18만600달러가 된다. 의회가 있는 워싱턴DC와 지역구 두 곳의 거주지를 유지하는 데 높은 비용이 들고, 오랜 기간 정체된 급여 때문에 노동 계급이나 중산층 출신들이 정치 입문을 꺼린다는 반론도 적지 않기는 하다.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의원은 “당내 일부가 급여 인상에 만족하지 않는다”면서도 “인상폭이 사소하다. 15년 전 의회 인근의 침실 1개짜리 아파트 렌트 가격이 1100달러였는데 이제는 두 배가 넘는 2300달러나 된다”고도 했다. 한국 국회의원의 연봉은 올해 1억57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1.7% 오른 것이다. 선거 때마다 의원 세비 삭감안이 단골 이슈로 나오지만 연봉을 포함한 세비는 여야 합의로 매년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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