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 5500만 틱톡커, 2심서 집행유예로 감형… 이유는

작년 5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된 국내 유명 틱톡커. /포브스

함께 술을 마시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명 인플루언서가 1심 실형에서 2심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초범에 우발적으로 벌인 범행인 점, 피해자와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이 고려됐다.

서울고법 형사11-3부(박영주 박재우 김영훈 부장판사)는 18일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인플루언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에서 A씨는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이번 재판에서 감형된 것이다.

같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던 지인 B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1심에서 이들에게 인정된 특수준강간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하고 준강간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다. 특수준강간은 2명 이상이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성폭행한 죄를 말한다. 재판부는 “특수준강간이 성립하려면 실행 행위 분담으로 시간적, 장소적 협동 관계에 이르러야 한다”며 “간음 행위가 연속적, 순차적으로 이뤄졌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했다.

양형에 대해서는 “술을 마시고 잠에 들어 항거불능 상태의 피해자에게 간음해 수법과 범행 유형이 나쁘다”면서도 “다만 형사 처벌이 없는 초범이고 우발적으로 벌인 범행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했다. 특히 A씨의 경우 피해자와 합의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도 고려됐다.

A씨는 작년 7월 함께 술을 마시던 여성을 지인과 함께 성폭행한 혐의로 입건됐으며,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같은 달 21일 A씨 등을 특수준강간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 틱톡과 유튜브에서 각각 5500만명과 1100만명이 넘는 국내외 구독자 수를 확보해 활동을 활발히 이어오던 A씨는 작년 7월 이후 돌연 활동을 멈췄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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