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공조수사본부의 출석요구서 수령을 사실상 연이어 거절하고 있는 1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가 적막한 모습이다. 한수빈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우편으로 관저에 보낸 출석요구서를 수령하지 않고 돌려보냈다. 대통령실로 전달된 우편도 ‘수취인 불명’이라는 이유로 배달되지 않았다. 공조본은 이날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두 번째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대통령경호처에 가로막혀 실패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자들을 수사 중인 공조본은 이날 “대통령 관저로 보낸 출석요구서는 ‘수취거부’인 것으로 우체국 시스템상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조본이 등기우편으로 보낸 출석요구서는 이날 오전 9시52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도착했다. 집배원은 우편물을 손에 들고 경호처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다 오전 9시57분쯤 떠났다.
공조본은 전날에도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를 찾아 인편으로 출석요구서를 전달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공조본은 이날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가 18일 출석하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출석 요구에 불응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공조본은 이날 조지호 경찰청장의 비화폰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경호처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경호처 압수수색에 착수해 영장을 제시했으나, 경호처는 압수수색 집행 협조 여부를 검토 후 19일 알려주겠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20분부터 압수수색을 위해 대통령실에 갔으나 경호처에 가로막혀 발길을 돌렸다.
특수단은 지난 11일에도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일부 자료만 임의제출 받는 데 그쳤다. 특수단이 신청한 윤 대통령의 삼청동 안전가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공조본은 이날 조 청장 공관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경찰은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계획·공모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신속한 신병처리 등을 이유로 전날 검찰이 긴급체포를 승인하지 않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관련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이첩했다.
정보사령부 정모 대령이 특수단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을 보면 노 전 사령관과 문 전 사령관은 지난 11월부터 ‘부정선거 관련 유튜브 영상을 정리하라’ ‘공작 잘하는 인원 15명을 선발하라’ 등의 지시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에는 경기 안산의 한 식당에서 비상계엄을 언급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서버를 확인하면 부정선거 증거가 확보된다’ ‘선관위 전산실로 가면 된다’고 지시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이날 군사법원에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의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밝혔다. 박 전 총장이 구속되면서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군 관계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까지 총 5명이 됐다. 검찰은 이날까지였던 김 전 장관의 구속기한을 오는 28일까지 연장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해제, 탄핵 순간 사라진 국회의원은 누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