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스쿠터에 숨겨진 폭탄 ‘펑’
키릴로프 장군 및 부하 등 사망
우크라이나 당국, 배후 자처
러시아 모스크바의 아파트 건물에서 17일(현지시간) 폭탄이 터지며 러시아군 사령관이 숨졌다. 타스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폭탄이 터지며 러시아군 화생방 특수부대 사령관이 사망했다. 숨진 사령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금지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우크라이나 측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은 이날 모스크바 랴잔스키 대로에 있는 한 아파트 입구에서 전기스쿠터에 감춰져 있던 폭탄이 터지며 러시아군 소속 이고르 키릴로프 장군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의 직원도 함께 사망했다. 폭발이 일어난 장소는 크렘린궁에서 약 7㎞ 떨어진 지역이다.
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에 게시된 사진에는 건물 잔해와 피로 물든 눈, 그리고 시체 두 구가 보인다.
키릴로프 장군은 러시아군 화생방 방어부대(RKhBZ) 사령관이었다. 화생방 방어부대는 방사능, 화학 및 생물학 무기와 관련된 작전을 수행하는 특수부대다.
로이터통신과 AFP통신은 우크라이나 쪽에서 폭탄을 설치했다고 SBU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키릴로프는 우크라이나군에 금지된 화학무기를 사용하라는 명령을 내린 전범이었다”며 “그는 합법적인 표적이었고, 전쟁범죄에 대한 보복은 불가피하다”고 AFP에 말했다. RBC 등 우크라이나 언론들도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키릴로프 장군이 SBU 작전으로 살해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폭발 장치가 원격으로 작동됐으며, TNT 300g에 해당하는 위력을 갖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서방에게 ‘요주의 인물’이었다. 전날 SBU는 키릴로프 장군을 우크라이나 전쟁 중 금지된 화학 무기를 사용한 혐의로 우크라이나 법원에 기소하기도 했다. 영국은 지난 10월 키릴로프 장군에게 제재를 가하며 그가 우크라이나에서 화학무기 사용을 감독했고 “크렘린궁의 허위 정보를 널리 알리는 주요 대변인”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수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스베틀라나 페트렌코 수사위원회 대변인은 “수사관과 법의학 전문가가 현장에서 작업하고 있으며 조사와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쟁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러시아 인사들이 우크라이나의 표적이 된 사례는 여럿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러시아의 미사일 현대화 작업에 참여했던 전문가 미하일 샤츠키는 지난 12일 모스크바 인근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지난 9월28일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GUR)은 러시아군에서 공격용 무인기(드론) 인력 양성 업무를 맡았던 알렉세이 콜로메이체프 대령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1의 전쟁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알렉산드르 코로보프도 지난 9월15일 두개골이 부서져 숨졌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해제, 탄핵 순간 사라진 국회의원은 누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