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트럼프 당선인이 국경 차르로 임명한 톰 호먼(왼쪽)을 만난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오른쪽)./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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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부패 혐의로 기소된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에 대한 사면을 고려하겠다고 15일 밝혔다. 애덤스 시장이 12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경 차르(총책임자)로 임명된 톰 호먼과 회동해 범죄에 연루된 불법 이주자를 연방 정부와 함께 추방하겠다고 밝힌 지 나흘 만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5일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이날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처음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애덤스 시장에 대한 사면을 고려할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연방 검찰로부터) 매우 불공평하게 대우를 받았고 사면을 고려해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수년 전에 비행기 좌석을 업그레이드 받았다는 것인데 내 생각엔 여기에 있는 모두가 전부 업그레이드를 받아 봤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애덤스 시장은 지난 9월 맨해튼 연방검찰에 의해 뇌물 수수, 사기, 불법 기부금 모집 등 5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그의 혐의 중에는 2014년부터 튀르키예 정부 관계자 등으로부터 무료 또는 할인된 항공권과 무료 식사, 호화 호텔 숙소 등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 이상의 선물 받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는 지난 10월 맨해튼 열린 자선 행사에서도 애덤스 시장에 대한 공감대를 표시한 적이 있다. 당시 트럼프는 애덤스 시장을 보며 “국경 개방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법무부로부터 박해를 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안다”며 “에릭, 나도 박해를 받았고 당신도 박해를 받았어요. 우리는 박해를 받았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애덤스 시장도 트럼프와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펴 왔다. 20만 명이 넘는 불법 이주자들이 뉴욕으로 들어오면서 도시 전체의 치안이 위태로워지고, 시(市) 재정이 악화하자 애덤스 시장은 “연방 정부가 돕지 않고 있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직격했다. 이후 두 사람의 사이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넘게 됐다. 트럼프 당선인도 이날 “그는 ‘이것(불법 이주)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와 같은 꽤 강력한 발언을 했다”면서 애덤스 시장이 바이든 정부의 이민 정책에 반기를 든 점을 상기시켰다.
일각에서는 애덤스 시장이 불법 이주자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에 적극적으로 발맞춘 대가로 사면을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애덤스는 12일 톰 호먼을 만난 뒤 “두 번 이상 폭력 범죄를 저지른 불법 이주자는 연방정부와 함께 추방하겠다”고 했다. 또 10일엔 “뉴욕에 망명신청자 수가 22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기 때문에 쉼터를 총 25곳 폐쇄할 예정”이라고 했다. 현재 민주당 소속인 애덤스 시장은 한때 공화당에 몸담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에게 부여된 사면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면 즉시 2021년 1월 6일 국회 의사당 습격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을 사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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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윤주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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