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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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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부정선거 음모론자·극단 유튜버發 공포에 잠식당해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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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146일 만에 당대표 사퇴

조선일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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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동훈 대표가 사퇴하면서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맞게 됐다. 국민의힘 출범 이후 6번째, 윤석열 정부 들어 5번째 비대위 체제다. 국민의힘에선 그동안 윤 대통령의 여당 장악력 확대 차원에서 비대위가 반복됐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소추 당하면서 또다시 비대위가 들어서게 된 것이다. 국민의힘 새 비대위는 권성동 원내대표를 주축으로 한 이른바 ‘탄핵 반대파’가 중심이 돼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최고위원회가 붕괴되어 더 이상 당대표로서 정상적인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면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62.8% 득표율로 당대표에 선출된 지 146일 만이다. 한 대표 사퇴는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이 결정적이었다. 한 대표는 지난 14일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탄핵 반대’ 당론을 ‘찬성’으로 변경하자고 주장했다. 이후 본회의 표결에서 국민의힘에서 ‘찬성’ 이탈표가 최소 12표 나와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한 대표 책임론이 제기됐고,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전원 사퇴하면서 최고위원회가 자동 해산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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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기자회견 하는 한동훈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 대표는 “우리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극단주의자들에게 동조하거나 그들이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공포에 잠식당한다면 보수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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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던 것과 관련해 “마음 아프신 우리 지지자 분들을 생각하면 참 고통스럽지만 여전히 후회하지 않는다”라며 “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과 주권자 국민을 배신하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3일 밤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불법 계엄을 막아냈다”며 “그것이 진짜 보수의 정신”이라고 했다. 그는 또 “우리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극단적 유튜버들 같은 극단주의자들에게 동조하거나 그들이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공포에 잠식당한다면 보수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며 “나라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한 대표 사퇴 회견엔 지지자 수십 명이 모였다. 회견장을 빠져나가던 한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저를 지키려고 나서지 말아라.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다”고 했다. 한 대표는 “계엄이 잘못이라고 해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폭주, 범죄 혐의가 정당화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재판의 타이머는 멈추지 않고 가고 있다”고 했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2020년 9월 출범한 이래 6번째 비대위를 맞게 됐다. 새 비대위원장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 권성동 원내대표가 임명한다. 친윤계 좌장으로 꼽혀온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에 반대해왔다. 14일 탄핵안 표결에서 반대표는 85표가 나왔다. 그런 만큼 새 비대위는 탄핵 반대파 인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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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백형선


신임 비대위원장으로는 5선의 권영세·나경원 의원 등이 유력 거론된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냈다. 나 의원도 현 정부에서 장관급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이날 의원총회에선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임하자는 주장도 나왔다고 한다. 원외 인사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권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 “아직은 백지상태”라며 “오는 18일쯤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내부적으로 대야(對野) 강경론이 당분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검찰·경찰 등의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단일 대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세에 더는 밀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힘을 받는 분위기”라고 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 참여를 거부하면서 “우리 국민의힘은 여전히 여당”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헌재에서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경우에 대비한 조기 대선 준비 움직임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주요 광역단체장들이 국민의힘 향후 진로와 관련한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히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동훈 대표가 이날 지지자들에게 “포기하지 않겠다”면서 손을 들어 보인 것을 두고도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대선 레이스 참여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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