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11일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고점을 높인 16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실시간 거래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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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미국 월가의 투자 거물들이 그간 비트코인을 어떻게 평가해 왔는지도 재조명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 시각) ‘이 5명의 월가 거물은 비트코인이 한순간의 유행이라고 생각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와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창업자,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 CEO,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 등이 과거 비트코인을 어떻게 평가했는지를 조명했다.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비트코인에 대해 ‘디지털 금’이라며 기존의 부정적인 입장을 바꾼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는 2017년에만 해도 비트코인을 ‘돈세탁 지수’로 불렀지만, 최근엔 전통적 자산과 무관한 이익을 창출하고 통화가치 하락 및 정치적 불안정을 헤지(위험 분산)할 수 있는 수단으로 평가했다. 블랙록은 세계 최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이기도 하다.
래리 핑크는 지난 7월 CNBC 방송 인터뷰에서는 비트코인 투자 배경으로 정치적 위험성과 재정적자 증가 등을 꼽으며 “국가들이 과도한 재정적자로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믿을 때 대응 수단”이라고 했다. 또 전체 시장 흐름과 무관하게 이익을 거둘 수 있는 합법적 금융 수단이라면서 “공포를 느낄 때 투자하는 자산이라고 본다”고 했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레이 달리오 창업자 역시 2017년까지만 해도 비트코인을 ‘투기적 거품’으로 봤지만, 이후 긍정적 입장으로 선회했다. 그는 2021년에는 비트코인을 ‘대체 금과 같은 자산’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레이 달리오는 “비트코인의 최대 위험은 성공하는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성공할 경우 정부가 이를 죽이려 할 것이며 그들은 그렇게 할 많은 권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최근에는 각국의 부채 증가 속에 금과 비트코인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 CEO도 과거 비트코인 열풍을 17세기 ‘튤립 거품’에 비유했지만, 이후 이를 ‘실수’라며 입장을 바꿨다. 그는 비트코인의 경제적 효용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이달 초엔 “몇 년 전보다 100배 가격에 거래되는 자산을 샀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과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해 과거는 물론 최근까지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제이미 다이먼은 과거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가상화폐를 ‘탈중앙화 폰지 사기’로 부르면서 정부가 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쓸모없는 ‘애완용 돌’(pet rock)”이라고 칭했다.
워런 버핏은 2018년 비트코인을 ‘쥐약’이라고 표현한 데 이어 작년 4월 CNBC 인터뷰에서는 “사람들은 복권을 좋아한다”며 “(비트코인도) 도박 본능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지난 5월 버크셔 주주총회에서는 비트코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비트코인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승리한 지난달 미 대선 이후 50% 넘게 오른 상태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한국 시각 오전 9시 40분 기준 10만 6464.11 달러까지 오르며 처음으로 10만 5000달러 선을 넘어섰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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