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국회 앞에서 기동대 경찰이 버스로 차벽을 만든 뒤 대기하고 있다. 이수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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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선포 2시간 여 전 국회 인근에 경찰 기동대가 갑자기 추가 배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동대는 계엄 선포 직후 국회 앞을 통제했던 5개 기동대 중 하나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특수단)은 계엄 3시간 전 서울 삼청동 안가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A4 한 장 계엄 지시 문건을 받은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이 계엄 선포에 대비해 경찰력을 미리 투입해둔 것인지 수사하고 있다.
13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특수단은 지난 3일 오후 8시 30분쯤 김 서울경찰청장의 지시로 한 기동대(약 60명)가 광화문에서 여의도 국회 앞으로 이동한 정황을 포착했다. 특수단이 확보한 ‘서울경찰청 지휘망 무전 녹취록’에는 “광화문 타격대 근무 중인 OO기동대장 근무지를 교대하고 OO기동대장 경력 현 시간부터 승차 대기하라”는 서울청 지휘부의 지시가 나온다. 이후 무전 녹취엔 구체적인 지시 내용이 나오지 않아 특수단은 휴대전화 등 다른 수단으로 장소 등을 전달했는지 살피고 있다. 특수단은 또 같은 시각 김 서울경찰청장이 부하 지휘관에게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국회 앞에 경찰을 배치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해당 기동대는 이날 오후 8시부터 광화문 인근에서 철야 근무를 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국회 앞으로 이동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특수단은 김 서울경찰청장이 조지호 경찰청장과 함께 계엄 선포 3시간 전인 오후 7시쯤 삼청동 안전가옥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A4 한 장 분량 계엄 지시 문서를 받은 뒤 이같이 조치한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 김 서울경찰청장은 13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 5일 서울경찰청은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열린 ‘세계장애인의 날 결의대회’를 관리하기 위해 투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이 투입된 시점은 집회 종료 예정 시간 30분 전이었던 데다가, 당초 집회를 관리하던 경찰력(240여명)도 충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제대당 60여 명으로 구성된 기동대 4개(27‧45‧71‧87기동대)가 이 집회를 관리하고 있었고, 집회 참석 인원은 100여 명(서울영등포경찰서 추산)이었다. 집회 관리를 담당하는 한 경찰 관계자는 “집회 참석 인원보다 경력이 많은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또 무전 기록에는 영등포경찰서가 서울경찰청에 경력을 추가로 투입해달라고 요청한 기록도 없다. 집회 장소인 여의도에는 철야 근무 중이었던 다른 기동대도 있었다고 한다.
이 기동대에 무전으로 이동을 지시한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원래 해당 집회 관리 계획은 기동대 7개 배치였다. 추가 투입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세한 내용은 수사 중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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