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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새들의 ‘이혼율’ 늘었다, 기후변화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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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기후변화에 따른 극심한 강우 변화가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세이셸 울새의 이혼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위키피디아 코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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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폭우와 가뭄이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새들의 ‘이혼’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일(현지시각) 온라인 과학매체 ‘노틸러스’는 강우량의 변화가 인도양의 섬나라인 세이셸공화국 고유종인 ‘세이셸 울새’ 부부의 이혼율을 기존 7%에서 최대 16%까지 상승시킨다는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연구를 보도했다. 논문은 지난달 11일 국제학술지 ‘동물생태학’에 발표됐다.



보도를 보면, 최대 수명이 20살에 이르는 세이셸 울새는 평생 혹은 삶의 대부분을 한 상대와 짝을 맺는 일부일처제를 유지한다. 울새 부부의 관계는 최대 15년까지도 지속하는데, 평균 이혼율은 7%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1985년부터 울새의 생태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 꾸상 섬을 찾는 새들에게 가락지를 채워 개체를 식별하며 이들의 행동을 관찰해왔다. 1997년부터는 개체군의 96% 이상에게 가락지가 부착됐다. 이 프로그램은 1년 동안 새가 관찰되지 않으면 죽은 것으로 간주하고, 자신의 영역을 지키려는 성향이 강한 울새의 습성을 고려해 한 마리가 영역에서 사라졌다가 다른 영역에 나타나면 ‘이혼’하고 새 짝을 찾은 것으로 추정했다.



물론 새들도 바람을 피우면서 상대를 속이기도 하지만, 일단 한 쌍이 둥지를 공유하기 시작하면 수컷은 새끼를 돌보기 위해 암컷과 협력한다. 부화한 새끼가 자신의 자식이 아니더라도 이는 마찬가지다. 울새의 이혼이 언제 일어나는지, 암수 중 누군가가 먼저 이별을 결정하는지, 이혼 과정에서 다툼이나 공격이 벌어지는지 등의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연구진은 울새 이혼율과 기후변화의 상관 관계를 살피기 위해 1997년부터 2015년까지의 울새 커플의 번식과 강우량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연간 6.6%였던 세이셸 울새 부부의 이혼율은 강우량이 매우 적거나 많은 해에는 급증해 16%까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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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1985년부터 울새의 생태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 꾸상 섬을 찾는 새들에게 가락지를 채워 개체를 식별하며 이들의 행동을 관찰해왔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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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새의 이혼율은 강우량이 비정상적으로 적었던 해에 가장 높았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아구스 벤틀라게 흐로닝언대 연구원은 “건조한 날씨가 곤충의 먹이가 되는 초목을 감소시킨 데다가 곤충이 알을 낳을 수 있는 물도 적어져 울새 부부는 새끼의 먹이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이런 스트레스는 새들이 상대를 능력 없는 파트너로 인식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우량이 유난히 많았던 1997년에도 울새의 이혼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강우량은 곤충을 죽이고, 새의 둥지를 파괴했다. 또 새가 비에 젖으면 체온 유지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부모 새는 새끼의 체온 유지를 위해 곁에 머물러야 하므로 먹이를 사냥할 시간도 줄었을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벤틀라게 연구원은 “극단적인 강우 상황 모두가 새들의 번식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혼율 증가가 전체 울새 개체 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해마다 세이셸의 기후위기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에 새들은 이미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 이런 혹독한 상황에서 이혼은 새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예컨대 새들이 먹이를 찾는 데 서툰 파트너와 일찍 이별한다면 새끼의 생존율이 높겠지만, 대신 기후 스트레스로 울새가 멀쩡한 짝과 헤어진다면 더 나쁜 상대를 만나거나 독신으로 지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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