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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열사 상주를 맡아 발언하고 있는 이소선 여사. 전태일기념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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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신군부 시절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고 이소선 여사와 아들 전태삼(74)씨의 계엄법 위반 혐의에 40여년 만에 무죄가 확정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강민호)는 계엄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여사의 재심에서 지난 6일 무죄를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이 판결은 확정됐다. 1981년 7월 이 여사가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지 43년 만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계엄 포고는 헌법과 법률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발령됐고, 그 내용도 영장주의와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표현의 자유, 학문의 자유 등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므로 계엄 포고는 위헌이자 무효”라고 판단했다. 계엄 자체가 위헌이고 무효이기 때문에 당시 계엄 포고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계엄법 위반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을 받은 전씨 등 3명도 계엄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무죄,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면소 판결을 받았다. 면소 판결은 법령 폐지로 처벌을 못 하게 돼 법원이 소송을 끝내는 절차다.
앞서 이 여사와 전씨 등 5명은 전국연합노동조합 청계피복노조에서 활동하며 1981년 1월6일 서울시장의 해산명령을 어기고 노조 사무실에서 대책을 논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신군부는 1980년 5월 비상계엄 전국확대 포고령을 발표하며 정치적 목적의 집회·시위를 금지했다. 이 여사는 이듬해 7월13일 징역 10개월, 전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전씨 등은 2021년 11월 서울동부지법에 이 사건의 재심을 청구했다.
이 사건과 별개로 이 여사는 1980년 고려대에서 노동권 보장에 대해 연설한 혐의(계엄법 위반)로 그해 12월 군사법정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으나 재심을 거쳐 2021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 여사는 전태일 열사의 분신 항거 뒤 노동운동가로 활동했고, 2011년 9월 세상을 떠났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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