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간)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의 한 거리에서 선거 결과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시민들이 불타는 바리케이드 근처를 걸어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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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두 달 전 대선을 치른 모잠비크에서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위가 격화해 110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앰네스티(AI)는 이날 현지 인권 단체 조사를 인용해 “모잠비크 정부가 50일 넘게 시위대를 유혈진압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총 11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4∼9일 사이에만 30여명이 숨졌다면서 “피비린내 나는 단속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모잠비크에선 지난 10월9일 대선을 치른 뒤 부정 선거 논란이 제기돼 연일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집권당 프렐리모(모잠비크해방전선) 다니엘 샤푸 후보가 70.67%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발표했지만, 국제선거감시기구는 개표 과정에서 결과 조작 등 부정 행위가 포착됐다고 밝힌 바 있다.
프렐리모는 1975년 포르투갈에서 독립한 뒤 50년 가까이 장기 집권하고 있다. 오랜 기간 집권한 여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부정선거 논란까지 덮치면서 민심이 폭발했고, 장기 시위로 이어졌다.
이번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20% 득표율로 낙선한 베난시우 몬들라느 후보는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시위와 파업을 촉구하며 자신이 진짜 승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자체 집계 결과 자신이 53%를 득표했고 샤푸 후보는 36% 득표에 그쳤다고 주장한다.
당국은 시위를 강경 진압하고 있다. BBC는 시위대와 경찰 충돌로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수도 마푸토에 있는 영안실이 가득 찼다고 보도했다. 한 장례지도사는 “최근에는 하루에만 6~8건의 장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모잠비크는 독립 후에도 친공 성향 프렐리모와 반공 성향 야권 사이의 갈등으로 내전을 겪었고, 1992년 내전이 끝난 후에도 여야 갈등으로 인해 불안한 정국이 이어지고 있다.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하지만,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603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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