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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유엔 안보리에서 알아사드 ‘방패’였던 중국…시리아 과도정부와도 잘 지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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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바샤르 알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3년 9월 22일 항저우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중국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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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한 반군이 주축이 된 과도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과 시리아 밀월관계가 지속될지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경제협력을 내세워 차기 시리아 정부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내전이 벌어졌던 지난 13년 동안 중국은 국제사회에서 보기 드문 시리아의 우군이었다. 중국은 이란·러시아와 달리 시리아에 직접적으로 군사 개입은 하지 않았지만 경제·외교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이용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방패 역할을 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유엔 안보리에 제출된 시리아 관련 결의안 30건 중 10건이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해 무산됐다.

중국과 러시아는 2020년 7월 튀르키예를 통해 시리아 원조물자 공급을 늘리자는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2019년 9월 시리아 반군 거점인 이들리브에서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도 무산시켰다.

중국은 알아사드 전 대통령의 인권침해 관련 규탄 결의안도 주권 침해라며 공개적으로 시리아를 옹호했다. 중국의 거부로 시리아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는 미국이나 유럽연합(EU)이 단행했다.

시리아 역시 중국에 기회의 땅이었다. 시리아 정부군이 2016년 12월 알레포를 탈환하고 반군에 대한 승리를 점하면서 중국과 시리아의 경제적 밀월관계는 본격화됐다.

중국은 재건을 명목으로 시리아에 진출해 곧바로 시리아 경제의 큰손이 됐다. 키프로스에 기반을 둔 컨설팅 회사 COAR에 따르면 중국의 시리아 지원은 2016년 50만달러에서 2017년 5400만달러로 급증했다. 중국 기업들이 시리아에서 맺은 에너지 분야 장기 계약 총액은 30억달러에 달한다.

시리아는 2022년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가입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알아사드 전 대통령을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항저우로 초대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관계로 격상했다. 중국의 시리아 수출액은 2022년 기준 4억2400만달러였다.

베를린에서 발간되는 보고서 시리아 리포트에 따르면 시리아 에너지부 장관은 올해 초 중국과 시리아 서부 도시 홈스에서 3820만유로 규모의 대규모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실용적으로 접근하며 시리아 과도정부와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 매슈스 채텀하우스 아시아·태평양 프로그램 수석 연구원은 “중국의 입장에서 알아사드 정권의 몰락은 외교 파트너의 상실을 의미한다”며 “반군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중국과 긴밀하게 협력할 의향은 없겠지만 중국은 새 정부와 관계를 유지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 고위관료 출신인 독립 연구자 앤드루 렁은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시리아 과도정부와 마찰을 빚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중국의 인프라 건설 역량이 전쟁으로 파괴된 중동에서 절실하기 때문이다.

렁은 다만 중국도 경제사정이 여의치 않아 대규모 해외투자 여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점, 중동에서 시리아발 정세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 등을 변수로 꼽았다. 시리아 북부에서는 HTS가 쿠르드족 민병대를 공격하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시리아도 개입하고 있다.

장루샤만 싱가포르국립대 중동연구소 연구원도 중국은 노골적으로 아사드 정권의 반군 진압에 개입한 러시아와는 다르다며 “HTS가 중국에 적대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다만 중국·시리아·러시아로 이어지는 중동 반미지대 연결은 느슨해질 것으로 보인다. 판홍다 상하이국제관계대학 교수는 “시리아 차기 정부는 확실히 알아사드 정권보다는 중국에 덜 우호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9일 알아사드 정권 축출과 관련해 “시리아의 미래는 시리아 국민에 의해 결정되어야 한다”고 논평했다.


☞ 독재정권에 해방되자마자 ‘외세 각축장’ 된 시리아···“더 큰 분쟁 휘말릴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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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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