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마켓]구글, 양자 반도체 '윌로우' 공개
구글이 공개한 양자 반도체 '윌로우'. /사진=구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가 양자컴퓨터 기술 성과에 힘입어 급등했다. 향후 양자컴퓨터 시장을 선점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검색 반독점 소송 패소 여파를 극복하고 올해 최고가를 경신했다. 다만 차세대 신기술로 꼽히는 양자컴퓨터 상용화까지 여러 난제가 남아 기업가치의 실질적인 증대를 단정하기 어렵다.
11일(현지 시각) 나스닥에서 알파벳A와 알파벳C는 5.5%씩 상승 마감했다. 전날에도 두 주식은 각각 5.6%, 5.3% 올랐다. 알파벳C는 의결권이 없는 주식으로 국내 증시의 우선주와 유사하다.
이날 두 주식 모두 장 중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알파벳C 추이를 보면 9월 초 주당 150달러가 무너졌다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200달러에 근접했다. 이날 종가는 196.71달러로 올해 상승률이 40%에 달한다. 8월 초 반독점 소송 패소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알파벳C 올해 하반기 주가 추이. /그래픽=김지영 기자. |
━
주가 급등 이끈 양자 칩 윌로우… "성능·오류율 획기적 개선"
━
10~11일 주가 급등은 구글이 공개한 양자 반도체(칩) '윌로우'가 이끌었다. 윌로우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프런티어가 10²?(10의 25제곱)년 걸리는 RCS(랜덤 회로 샘플링) 벤치마크 계산을 5분 이내에 수행했다. 105개 큐비트(양자컴퓨터 기본 연산 단위) 기반인 윌로우는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의 최첨단 시설에서 제작됐다.
구글은 윌로우가 오류 발생률을 획기적으로 줄인 점도 강조했다. 양자컴퓨터는 큐비트의 불안정한 특성 때문에 큐비트가 늘어날수록 오류율이 높아지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윌로우는 최신 양자 오류 수정 기술을 사용해 오류율을 기하급수적으로 줄였다. 구글은 윌로우가 큐비트를 늘리면서 오류율을 줄일 수 있는 임계값 이하 성과를 최초로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하트무트 네벤 구글 퀀텀AI 대표는 "양자컴퓨팅은 인공지능(AI)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데 꼭 필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양자컴퓨팅은 기존 컴퓨터로는 불가능했던 훈련 데이터 수집, 학습 아키텍처 최적화, 양자 효과 모델링 등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자컴퓨터 RCS 벤치마크 성과 비교 그래프. /사진=구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양자컴퓨터, 성능 월등하지만 상용화까진 멀었다
━
양자컴퓨터는 중첩, 얽힘 등 양자역학적 특징을 활용해 기존 컴퓨터보다 데이터 처리 시 연산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에너지의 최소 단위인 양자는 0 또는 1뿐 아니라 0이면서 동시에 1인 상태도 형성할 수 있는 중첩성을 지닌다. 비트가 기본 연산 단위인 기존 컴퓨터는 한 번에 한 숫자(0 또는 1)씩 계산을 수행해야 한다. 중첩성을 활용한 양자컴퓨터는 한 번에 여러 계산을 병렬 처리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연산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온 기존 컴퓨터와 달리 절대적 연산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연산 성능에서는 기존 컴퓨터를 월등하게 뛰어넘는다. 슈퍼컴퓨터가 백만년 걸리는 암호 해독을 수 초 내에 수행할 수 있을 정도다. 유엔총회가 2025년을 '세계 양자 과학기술의 해'로 지정할 만큼 전 세계적인 기대를 받는 기술이다.
IBM의 양자컴퓨터. /사진=IBM. |
다만 상용화까진 갈 길이 멀다. 큐비트 생성을 위해 초전도 소자, 이온 및 중성원자 트랩, 반도체 양자점 등 다양한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데, 아직 주도적인 기술 표준이 존재하지 않는 초기 단계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안정성 및 오류율 개선과 전반적인 효율성 증대가 획기적으로 이뤄져야 양자컴퓨터의 실용성이 입증될 수 있다. 현재 구글과 IBM, 인텔, 엔비디아, 아이온큐 등이 양자컴퓨터 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구글 역시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선 필요성을 인정했다. RCS 벤치마크 계산을 통해 윌로우의 성능을 측정했지만 실제 응용 분야는 찾지 못했다. 양자 시스템 시뮬레이션에서는 과학적으로 흥미로운 결과를 얻었다면서도 기존 컴퓨터로도 가능한 수준이었다고 했다. 네벤 대표는 "다음 목표는 현재의 양자 반도체로 실제 문제에 적용 가능한 계산(유용하고 기존 컴퓨터를 뛰어넘는)을 처음으로 구현하는 것"이라며 "기존 컴퓨터로는 불가능한 영역의 알고리즘을 개발해 실제적이고 상업적으로 유용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테마 또는 내러티브 스토리로 주가가 2025년에 강할 수도 있다"며 "다만 양자컴퓨팅은 수요와 비용의 문제가 가장 큰 한계다. 초저온 냉각 시스템이 유지돼야 하는데 장비 하나당 수십억원이고, 유지 비용도 비싸다"고 밝혔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