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신년 모임 줄취소…한해 매출 절반 날아가
“적금 깨서 직원 고용했는데 매출 3분의 1토막”
소공연 ‘소상공인 경기전망 긴급 실태조사’
매출 감소 규모 ‘100만~300만원’ 가장 많아
1000만원 이상 매출 감소한 곳도 11.5%
“세제 완화 등 특단의 경제 대책 마련해야”
서울 광진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천호 씨는 가게 매출 장부를 뒤적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작년 12월에는 하루 평균 매출이 170만~350만원에 달했던 반면 올해 12월은 매출 100만원을 못 올리는 날이 허다해서다.
지난 10일 서울 한 음식점 앞에 한 자영업자가 나와 땅을 쳐다보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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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는 “작년 12월과 비교하면 매출이 3분의 1도 안 된다”며 “나라가 시끄러운데 송년회를 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 단체모임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연말 대목을 대비해 적금까지 깨서 직원을 추가로 고용했는데 손실만 커졌다”며 “안 그래도 경기가 어려운데 정국이 빨리 안정화돼야 소상공인도 살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충남 계룡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 모 씨도 “연말 특수는 고사하고 점심 손님도 뚝 끊겼다”며 “계룡시에는 육·해·공 3군 본부가 인근에 있어 군인 관련 손님이 많은 편이다. 계엄 이후 군인들의 출타 제한으로 직격탄을 입었다”고 하소연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연말 대목만 기다렸던 소상공인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실제 소상공인 10곳 중 9곳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액과 방문 고객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소상공인연합회가 실시한 ‘소상공인 경기전망 긴급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8.4%는 비상계엄 사태가 직후인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체별 매출 변동 규모는 △50% 이상 감소(36.0%) △30~50% 감소(25.5%) △10~30% 감소(21.7%) △10% 미만 감소(5.2%) 등으로 조사됐다.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한 사업주(1441명)의 사업체 총매출 감소 금액은 ‘100만~300만원’이 44.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300만~500만원’(29.1%), ‘500만~1000만원’(14.9%) 순이다.
매출 감소액이 1000만~2000만원에 이른다고 답한 응답자는 6.1%, 2000만원 이상의 매출 감소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5.4%에 달했다.
응답자의 89.2%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사업체 방문 고객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50% 이상 감소가 37.7%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30~50% 감소(25.3%) △10~30% 감소(20.2%) △10% 미만 감소(6%) 순이다.
연말 경기 전망은 ‘매우 부정적’(61.9%), ‘다소 부정적’(28.2%)로 응답자의 90.1%가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류필선 소공연 전문위원은 “예약 취소와 소비 위축으로 소상공인이 송년특수 실종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형국”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매출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연말대목이 사라져 소상공인은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며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정치권의 노력과 함께 소상공인 사업장 소비에 관한 소득공제율 확대, 세제 완화 등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한 특단의 경제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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