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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소비심리와 경제상황

[탄핵 블랙홀에 빠진 韓 경제] 탄핵 정국 장기화로 소비 위축...박근혜·노무현, 탄핵땐 소비심리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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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

서울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시민들이 딸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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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심리가 탄핵 정국 때마다 얼어붙었다. 소비 심리는 부정적인 소식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이번에도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앞선 두 차례 탄핵 정국 당시 내수 소비 심리는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2004년 1분기 소비자심리지수(CSI) 95에서 탄핵 가결 이후 2분기에는 89로 급락했다. 이후에도 고물가·고유가에 강달러 현상까지 겹치며 CSI는 3분기 87, 4분기엔 85를 기록하며 소비 심리가 움츠러들었다.

소비자들이 판단하는 6개월 뒤 경제 상황에 관한 지표를 의미하는 향후경기전망CSI도 2004년 1분기(73)보다 2분기 들어 64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기각됐지만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면서 경기 전망이 어두워졌다. 향후경기전망CSI는 60대를 유지하다 2005년이 돼서야 108로 올라섰다. CSI의 평균값은 100으로 지수가 100보다 높은 소비 심리가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가 수면 위로 드러난 2016년 하반기 소비 지표도 하락세를 그렸다. 2016년 10월 CSI는 102.7에서 11월(96), 12월(94) 연이어 하락했다. 2017년 1월에는 93까지 떨어졌다. 향후경기전망CSI는 2016년 10월 80으로 나타났고 국정농단 사건이 밝혀진 후에는 64로 크게 떨어졌다. 헌재에서 탄핵 심판이 인용된 이듬해 3월 향후경기전망CSI가 77로 살아났다. 조기 대선 국면을 맞은 2017년 4월에야 CSI는 100을 웃돌았다. 향후경기전망CSI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된 5월 111을 기록했다.

앞선 두 번의 탄핵 정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소비 심리 위축은 불가피하다. 특히 최근 내수 침체는 고민거리다. 우리나라 경제는 올 1분기 1.3%로 깜짝 성장한 후 2분기 -0.2% 역성장했다. 3분기 들어 0.1%로 반등했지만 고환율과 내수 부진이 길어지며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 심리도 위축됐다. 11월 CSI는 100.7로 간신히 100선을 지키고 있고 향후경기전망CSI는 74로 전월보다 7포인트 내렸다. 이는 2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을 떨어진 상황이다. 3분기 내수 경기 주요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도 100.7로 전년 동기보다 1.9% 줄었다. 2022년 2분기 처음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2년 반 동안 악화되고 있다. 이 역시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장 기록이다.

황희진 한국은행 경제통상국 통계조사팀장은 “과거 상황을 고려하면 불확실성이 커졌을 때 소비 심리가 얼어붙는 경향이 있다”며 “지금 환율과 주가는 변동 폭이 커진 상태다. 이런 부분이 소비자들에게 심리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황 팀장은 “소비 심리는 계절성보다는 외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코로나19 때도 소비 심리에 큰 변수로 작용했다. 기관들이 내놓은 전망이 좋지 않으면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 크게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조사 항목 중에 생활 형편을 고려하는 것도 있지만 경기 전망은 뉴스를 참고해서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뉴스와 소비 심리는 상관계수가 높게 나오는 편이다. 지금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아무래도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데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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