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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외신 “K팝과 독재자, 계엄이 한국의 두 얼굴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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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자정을 넘긴 4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된 뒤 국회 앞으로 시민들이 몰려들어 계엄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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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간 가디언이 6일(현지시간) 12·3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K팝과 드라마 등 문화콘텐츠로 세계를 사로잡았던 한국의 두 얼굴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소프트파워 패권을 둘러싼 세계적 전투에서 한국은 최근 몇 년간 확실한 승자였다”며 “BTS를 필두로 한 한류는 세계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이 나라를 문화적 거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신문은 “하지만 이달 말 넷플릭스에 공개될 <오징어게임> 시즌 2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을 근절하고 정치적 반대자를 물리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하자 현실판 디스토피아가 끼어들었다”고 썼다.

이어 “K팝의 긍정적인 분위기에 더 익숙한 세계 시민들은 한국의 또 다른 얼굴을 실시간 목격했다”며 “계엄 선포는 노년층에게는 군사 독재자가 국가를 통치하고 민주주의 활동가가 거리에서 총탄에 맞아 죽던 시대의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한국인들이 이번 사태가 한국의 평판을 손상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올해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국가적 평판을 쌓아 올렸는데 모든 게 순식간에 무너졌다”는 한 서울 시민의 발언을 전했다.

신문은 또 다른 한편에서 이번 위기가 민주주의의 힘을 보여줬다고 믿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전했다. 가디언과 인터뷰한 한 대학생은 “한국의 국제적 이미지가 손상됐을 수 있지만 (계엄 해제 요구 결의를 위해) 국회의원과 시민이 함께 신속하게 행동한 것은 한국의 긍정적 측면을 보여줬다”며 “계엄 선포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 군이 계엄령을 시행하는 데 주저했던 것 등을 보면서 나는 우리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더욱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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