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수학 만점받은 수험생
각각 1000명 넘는 ‘물수능’
전체 만점자 중 7명 N수생
탐구과목이 변별력 가를 듯
각각 1000명 넘는 ‘물수능’
전체 만점자 중 7명 N수생
탐구과목이 변별력 가를 듯
<매경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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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치른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수학·영어 등 주요 과목이 모두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되면서 만점자가 총 1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단 1명이었다. 올해 수능에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 여파로 21년 만에 가장 많은 N수생(재수생 이상 수험생)이 몰렸는데, 만점자 중 7명은 N수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도입된 2022학년도 이후 만점자가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올해 수능은 국어와 수학이 작년보다 매우 쉬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지난해 150점보다 11점 내려갔다. 표준점수는 원점수를 시험 난이도에 따라 보정한 것이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지고 쉬울수록 낮아진다. 이번에 표준점수가 내려간 것은 시험이 작년보다 쉬웠다는 의미다.
수학도 표준점수 최고점이 140점으로 전년도보다 8점 낮아졌다. 이에 따라 국어 만점자는 지난해 64명에서 올해 1055명으로 16.5배 급증했고, 수학 만점자는 1522명으로 지난해(612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영어 영역도 1등급 인원이 6.22%(2만8587명)로 지난해(4.71%)보다 1.51%포인트 늘었다.
올해 수능은 주요 과목이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돼 최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입시 전문가들은 의대 증원 영향으로 상위권 N수생이 대거 합류해 최상위권 변별력이 오히려 과거보다 떨어진 만큼 올해 입시는 그 어느 때보다 눈치 싸움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어·수학·영어는 쉽게 출제된 반면, 사회탐구 영역은 상대적으로 까다롭게 출제돼 이번 입시에서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탐은 9개 과목 중 6개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작년 수능보다 높아졌다. 과학탐구는 8개 중 2개가 작년보다 올랐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상위권 학생의 합격을 가를 때 주요 과목에서 큰 변별력이 없어지면 탐구 과목 영향이 커진다”며 “어렵게 출제된 탐구 영역이 변별 도구로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예년에 비해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차이가 좁아져 눈치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며 “탐구 과목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이 늘어나 교차 지원 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탐구 영역에서는 일부 이과생이 통상적으로 어렵다고 느끼는 과탐 과목 대신 사탐을 선택하는 ‘사탐런’ 현상이 눈에 띄게 많았다. 계열 구분 없이 1개 또는 2개 과목에 응시할 수 있는데 사탐 1과목, 과탐 1과목으로 나눠 응시한 수험생이 4만7723명으로 지난해(1만5927명)보다 3배가량 늘어났다. 사탐에만 응시한 수험생도 22만5135명으로 통합수능 도입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탐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대체로 과탐보다 높게 형성됐다. 사탐 9개 과목 중 6개의 최고 표준점수가 지난해 수능보다 올랐는데, 가장 높은 생활과윤리는 77점으로 작년보다 12점 상승했다. 반면 과탐은 8개 중 5개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지구과학Ⅰ(72점)과 생명과학Ⅰ(70점)만 작년보다 4점씩 늘었다. 화학Ⅱ(73점)가 가장 높았고, 화학Ⅰ(65점)이 제일 낮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정원 확대와 무전공제 등 변수가 많은 상황에서 최상위권 변별력도 약화됐기에 치열한 눈치 작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당수 대학은 현재 성적표상 표준점수 대신 자체적으로 계산한 변환 표준점수를 활용하고 계열별로 사탐이나 과탐에 가산점을 줄 수도 있어 대학별로 확인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임 대표는 “대학별 변환 표준점수는 사실상 두 번째 수능 점수 발표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최상위권 변별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오승걸 평가원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어·수학·영어 만점자가 전체의 0.2~0.3%이고 영어 1등급 비율도 적당하게 나왔다”며 “의대 증원을 고려하더라도 영역별로 종합하면 변별력은 충분히 확보했다”고 말했다.
수능 성적표는 6일 수험생에게 배부된다. 성적표는 고등학교 등 원서 접수처에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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